스위스서 막오른 럭셔리 시계 전쟁…스와치그룹만 빠진 이유는 [더 하이엔드]
럭셔리 시계 시장에서 4월은 전시(戰時)로 통한다. 스위스에서 열리는 ‘워치스&원더스 제네바(Watches & Wonders Geneva)’ 박람회 개막과 함께 주요 브랜드들이 일제히 신제품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스위스 박람회는 한 해의 흐름을 정의한다. 이달 14일 개막을 앞둔 워치스&원더스 제네바 박람회에는 총 66개 브랜드가 참가한다.

시계 그룹별로 서로 다른 신제품 발표 전략
올해 신제품 공개의 시작은 LVMH(루이비통모엣헤네시) 그룹에 속한 9개 브랜드였다. 위블로·제니스·태그호이어·불가리·티파니·루이 비통 등 굵직한 브랜드를 보유한 LVMH는 매년 1월 세계를 돌며 ‘LVMH 워치 위크’라 불리는 자체 행사를 연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계 부문을 확장하려는 그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위블로·태그호이어·불가리 등은 워치스&원더스에도 참가한다. 주목할 점은 박람회에서 공개하는 제품이 1월 행사에서 선보인 제품과 다르다는 것이다. 시차를 두고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발표하는 전체 신제품 숫자가 많아진다. 이는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와 맞닿아 있다.
스와치 그룹, 고객과 직접 소통 전략 세워
브레게를 필두로 블랑팡·오메가·론진·티쏘 등 스위스 시계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스와치그룹(Swatch Group)의 시계 박람회 불참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스와치그룹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주요 시계 박람회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불참의 직접적인 이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디지털과 소셜미디어(SNS), 자체 유통망을 통해 브랜드가 직접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적게는 수십억에 이르는 박람회 참가비 대비 효과가 제한적이란 판단이 깔렸다.
스와치 그룹 내 브랜드들은 간헐적으로 신제품을 공개한다. 스위스 현지를 비롯해 전세계 곳곳에서 자체 이벤트를 열거나 온라인을 통해 제품 런칭 소식을 알린다. 빠르고 즉각적으로 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 오메가는 스위스 비엘 본사에서, 론진·해밀턴 등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시장에서 자체 이벤트를 열고 신제품을 공개했다.

디지털과 오프라인 넘나드는 공개 현장
그룹사에 속하지 않는 브랜드는 더욱 유연한 태도로 신제품을 발표한다. 하이엔드 브랜드 중 하나인 오데마 피게는 지난 2월 스위스에서 ‘AP 소셜 클럽 2026’을 열고 상반기 제품을 공개했다.

브라이틀링은 내비타이머 애스턴마틴 에디션(2월) 및 콩코드 50주년 기념 모델(3월)을 디지털 형태로 런칭했다. 브라이틀링 한국 지사는 지난 4월 초 두 제품의 국내 제품 출시에 맞춰 VIP 고객을 위한 런칭 행사를 따로 열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각 브랜드가 선보인 대표 신제품을 소개한다.

▶과거에 대한 경의를 보여주다
오데마 피게는 브랜드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작으로 포문을 연다. 1929년 처음 선보인 점핑 아워 디스플레이를 현대 기술로 복원한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는 정각마다 12시 방향의 숫자가 순간적으로 바뀌는 독특한 방식으로 시간을 표현한다. 숫자를 새긴 디스크가 회전하는 ‘점핑 아워’ 방식이다. 여기에 분침이 다이얼을 따라 부드럽게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트레일링 미니트’를 결합해 파인 워치 제작 기술력을 보여줬다. 과거의 실험적 시도를 동시대의 정교한 메커니즘으로 풀어낸 사례다.

▶론진이 그리는 이상적인 툴 워치의 모습
론진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포츠 컬렉션인 ‘하이드로콘퀘스트’를 한층 진화시켰다. 300m 방수 성능과 단방향 회전 베젤, 강화된 야광 성능 등 다이버 워치로서의 기본기를 충실히 갖추는 동시에, 론진이 독점 사용하는 셀프와인딩 L.888.5 무브먼트를 통해 정확성을 끌어올렸다. 풀 와인딩 시 파워리저브는 72시간이다. 사이즈(39·42㎜) 및 컬러 다양화(블루·블랙·라이트 블루·그린)와 여러 종류 브레이슬릿 옵션이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론진은 하이드로콘퀘스트를 통해 일상과 레저를 아우르는 스포츠 워치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시곗바늘 2개로 정확도 인증을 받은 최초의 시계
오메가는 ‘컨스텔레이션 옵저버토리’ 컬렉션을 통해 정밀성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 시계는 초침이 없는 ‘투핸즈(2 hands)’ 방식임에도 스위스에서 제작한 시계 정확도를 판가름하는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획득했다. 오메가는 독립 공식 인증 기관인 프리시전 래버러토리(Laboratoire de Précision)에서 개발한 어쿠스틱 테스트를 받았다. 음향 기반 테스트와 광학 핸즈 트래킹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실험으로 25일간 진행한다. 세드나™·문샤인™ 등 오메가가 독자 개발한 골드 혹은 스틸 합금인 ‘오-메가스틸’로 만든 케이스 지름은 39.4㎜이며, 라운드 케이스 안에는 12각형으로 이뤄진 파이팬 다이얼, 별 모티브 등 컨스텔레이션 컬렉션을 상징하는 요소를 담았다.

▶하늘과 땅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다
브라이틀링은 항공 역사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내비타이머 콩코드 B01 크로노그래프 43 트리뷰트 투 콩코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시계는 이름처럼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의 첫 비행 5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로, 블루와 화이트 컬러 조합을 통해 ‘화이트 버드’라 불린 기체 이미지를 반영했다. 콩코드 여객기에 사용한 엔진인 올림푸스 593 터보제트를 기리는 뜻에서 593개 한정 수량으로 생산한다.
케이스백에는 ‘마하(Mach) 2’ 등 상징적인 요소를 각인해 의미를 더해 브랜드가 오랜 시간 쌓아온 항공 헤리티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브라이틀링은 지난 2월 애스턴 마틴 아람코 포뮬러 원팀의 공식 워치 파트너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는 에디션도 선보였다. 두 시계 모두 브라이틀링 직접 제작한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B01을 탑재했다.

▶첨단 공학과 예술성을 결합한 명작
브레게는 새로 선보이는 4가지 종류의 트래디션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의 스몰 세컨즈(초침) 디스플레이가 돋보이는 트래디션 7037과 7097이 대표적이다. 같은 기능을 탑재하고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함을 극대화한 트래디션 7038, 듀얼 타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트래디션 7067이 주인공이다.
네 가지 시계 모두 무브먼트를 전면에 노출하는 구조를 유지해 기술적 깊이를 예술로 확장했다. 참고로 트래디션은 2025년에 처음 공개한 컬렉션으로 브랜드 설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추구했던 두 가지 목표, 탁월한 무브먼트 설계와 이에 걸맞은 완벽한 디자인을 구현한 라인업으로 평가받는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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