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최고의 복지" 동작구, 취업 지원 패러다임 바꿨다
[박정길 기자]
|
|
| ▲ 동작취업지원센터가 입주해 있는 노량진 메가스터디 타워 전경 |
| ⓒ 박정길 |
10일 서울 동작구 취업지원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기존의 '알선 중심' 취업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수요에 맞춘 교육과 사후 관리 중심의 구조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동작구(구청장 박일하)에 따르면 2023년 5월 개관한 동작취업지원센터를 통해 2025년 취업자 수는 2000명을 기록하며, 2024년(1220명) 대비 64% 증가했다. 같은 해 취업 상담 1만3803건, 취업 알선 3만4728건이 이뤄지는 등 구민들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방식의 변화'를 꼽았다.
"중장년층은 면접에서 많이 탈락합니다. 경력 공백이 길거나 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도와드리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데, 그 기회를 놓치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에 따라 동작구는 면접 교육과 직무 기초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를 초빙해 실전 면접 대응력을 높이고, 무료 교육기관과 연계해 최소한의 직무 역량을 갖춘 상태에서 취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취업 지원의 기준을 바꾼 점이다. 기존에는 구직자의 희망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연결했다면, 이제는 기업이 원하는 조건을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춰 구직자를 준비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춰 준비하면 합격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오래 다니는 거니까요."
이 같은 접근은 단순 취업률을 넘어 고용 유지까지 고려한 전략이다.
실제로 동작구는 취업 이후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존 공공 고용 시스템이 3개월 중심 관리에 머무는 것과 달리, 자체적으로 '일자리 길잡이' 제도를 운영해 최대 1년간 사후 관리를 이어간다.
구직자가 희망 직종과 근무 조건을 등록하면 맞춤형 일자리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분기별로 고용 상태를 확인하며 재취업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2026년 3월 기준 등록자 1517명 가운데 69%에 달하는 1043명이 실제 취업에 성공했다.
관계자는 "취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한두 달이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작은 불편이나 감정적인 문제로도 쉽게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누군가 계속 연결돼 있으면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
동작구는 상담사가 면접에 동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며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접근성이다. 동작구는 24시간 운영되는 '일자리톡 서비스'를 통해 문자 한 통으로 상담 예약이 가능하도록 했고,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실시간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해당 채널 구독자는 1200명을 넘어섰다.
현장에서의 고민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관계자는 최근 고독사 문제를 접하며 취업 지원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50~60대 고립 남성 비율이 높다는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밖으로 나오는 계기, 그리고 결국 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단순 상담이 아닌 참여형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식사나 요리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모으고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취업 상담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일자리 얘기를 하면 부담을 느낍니다. 먼저 마음을 열게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다시 사회로 나오게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작구는 이러한 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취업박람회, 연령별 맞춤 센터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청년부터 중장년, 어르신까지 이어지는 통합 일자리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하반기에는 실무 중심의 '취업 트레이닝 센터'도 새롭게 조성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인터뷰 말미에 다시 한 번 '일자리'의 의미를 강조했다.
"단순한 지원금보다 중요한 건 일할 기회입니다. 일자리는 소득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삶의 리듬을 만들어 줍니다. 아침에 갈 곳이 있다는 것, 그게 삶을 유지하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 지원은 단순한 행정 서비스가 아니다. 누군가를 다시 사회와 연결하는 일이다.
동작구의 변화가 '취업' 그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신 기증, 장례비용 27만5천원... 여수 홍등가 큰누님 춘자씨의 해피엔딩
- 국힘 '곰팡이 백신'-민주당 '정책' 현수막, 시민 반응 들어보니
- 57년 전 사라진 '교과서 한자병기' 재소환? "시대착오 국교위"
- 검찰총장이 밥 먹다가 서명숙, 그 이름을 꺼냈던 이유
- 고 김창민 감독 가해자 사실상 특정한 JTBC... 후폭풍 컸다
- 이재명 "이 개·돼지 열받는다", 10년 후 진짜 싸움 시작됐다
- "집은 자산 증식 수단 아냐... 세입자와 집주인 이분법 넘어야죠"
- 국힘 경선 후보 홍석준 "후보 되면 이진숙·주호영과 재경선 할 것"
- '욕설 파문' 김하수 청도군수 '매관매직' 의혹... "사실 아냐"
- [단독] DB하이텍 소액주주, '회장님 고액 보수' 1심 판결 항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