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민주당은 선거연대 하지 말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라

정연주 2026. 4. 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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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기자]

1. 민주당과 혁신당 간 선거연대의 문제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민주당 재·보궐선거 후보는 전 지역에서 다 출마한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에 대해선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일축한 것이다. 사실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이 좌절된 이후 최근까지 조 대표는 민주당 귀책 사유로 비게 된 3곳(경기안산갑, 평택을, 전북군산)에는 민주당이 후보를 안 내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등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민주당의 양보를 기대하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이러한 후보 단일화 내지 선거연대는 무분별한 이합집산을 초래할 수 있는 일종의 정치적 야합이자 반헌법적·정치공학적 접근에 불과하다. 이는 정치 도의에도 반할 뿐 아니라 헌법정신, 특히 정당민주주의에 반한다. 그 어떤 정책과 선거 전략도 항상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타산적으로도 득보다 실이 크다. 특히 민주당의 입장에서 그렇다. 사실 민주당은 선거연대를 할 이유도 없고 명분도 없다. 그 자체가 난센스다. 더욱이 당내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다.

물론 상당수 지역구에서 양 당 간의 선거연대 없이는 민주당도 몇몇 경합지역에서 위험할 뿐 아니라 혁신당 후보가 자력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결과적으로 다른 정당의 어부지리가 될 수 있고, 따라서 선거연대가 전략상 필요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라. 그것이 정도이다.

2. 정당의 역할과 정당민주주의

현대사회는 정당이 민주주의의 실현과 정치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 이것이 정당민주주의다. 이에 따라 헌법 제8조도 정당민주주의를 보장하고 있다. 정당은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국정에 반영하는 교량적 역할을 하는 정치적 결사로서 정책 결정과 집행 및 국정운영의 필수적 수단이다. 대의민주주의하에서 정당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정당민주주의라고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선거에서 정당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대부분의 유권자는 비례대표선거에서뿐 아니라 지역구선거에서도 정당을 기준으로 투표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당의 존재 목적이 선거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각 정당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타 정당과 구별되는 자신들만의 정책과 강령으로 무장해야 한다. 결국 선거제도와 정당제도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3. 상대다수대표제는 민의를 왜곡시킬 수 있다

선거제도는 크게 다수대표제와 비례대표제로 나뉜다. 다수대표제는 복수의 후보자 중에서 다수표를 획득한 후보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선거유형이다. 이에는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절대다수대표제와 단순히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상대다수대표제가 있는데, 전자의 경우 제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없을 경우 최다득표자와 차점득표자 2인을 상대로 제2차 투표, 즉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우리나라는 상대다수대표제를 채택하고 있고, 절대다수대표제하 에서 결선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는 프랑스다. 참고로 우리나라나 프랑스와 같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결선투표제가 없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지배하는 확고한 양당제 국가이기 때문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필요성 자체가 없다.

절대다수대표제 하에서는 적어도 과반수의 득표자가 당선자가 되기 때문에 국민 내지 유권자로부터의 민주적 정당성이 제대로 확보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상대다수대표제 하에서는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획득한 후보자가 당선자가 되기 때문에 충분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다고 보기 어렵다. 즉 과반수에 훨씬 못 미치는 상대적 다수의 득표만으로도 당선될 수 있어 국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된다고 볼 수 없고 당선인의 민주적 정당성도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수의 후보자가 난립한 경우 또는 전체 투표율 자체가 낮을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선거 결과에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한 상대다수대표제에서는 유권자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이 적을 경우 사표방지심리에 이끌려 지지하지 않는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는 전략적 투표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역시 선거 결과에 민의가 왜곡되어 반영되는 것이다. 아울러 상대다수대표제하에서는 특정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수가 비례적이지 못한 현상, 즉 타 정당에 비해 득표율에서는 앞섰으나 의석수에서는 뒤지는 불합리한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

예컨대 많은 지역구에서 매우 근소한 표 차로 당선자를 배출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구에서는 큰 표 차로 패배한 정당의 경우에 획득한 전체 득표수는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다수의석을 차지하는 현상이 그것이다. 이는 민의를 왜곡하는 전형적인 사례로서 평등선거의 원칙에 위배되며, 결국 민주적 정당성과 대표성을 약화시킨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은 결선투표제의 도입으로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4. 정당 간 선거연대는 헌법정신에 반한다

한편 선거 승리를 위한 정당 간 선거연대는 정치도의에도 반하고 정당민주주의라는 헌법정신에도 반한다. 선거연대는 일종의 부당한 정치적 야합이다. 정당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정책과 강령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원칙인데, 만일 복수의 정당 간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면 유권자는 본의 아니게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의 후보자에게 투표하거나, 전혀 다른 제3의 정당 후보자에게 투표하거나, 아니면 투표를 포기하게 된다. 이는 후보 공천을 포기한 특정 정당의 당원과 그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배신하는 행위로서 정당민주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행태는 국민들의 진정한 정치적 의사가 의회 구성이나 단체장 당선에 정확히 반영하도록 하는 대표의 정확성을 왜곡하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침해한다.

이러한 부당한 정치적 야합 역시 결선투표제의 도입으로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결선투표제 하에서는 정당 간 선거연대의 필요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부당하고 볼썽 사나운 정당간 또는 후보자간 이합집산도 줄어들고, 선거연대를 위한 부당한 물밑거래나 이권 거래의 필요성도 현저히 줄어든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민의가 굴절 없이 반영되도록 하면 된다.

5.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라

그렇지 않아도 합당문제로 민주당은 심한 내홍을 겪었다. 집권여당은 더 이상 내부적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선거연대로 또다시 당원과 지지자들의 갈등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타산적으로도 민주당은 집권여당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확고하고 전례없는 국민적 지지도를 감안할 때 어차피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일 수밖에 없는 이번 선거에서 굳이 선거연대를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선거연대를 할 경우 이에 동조하지 않는 상당수의 민주당 지지층 및 중도세력으로부터 불필요한 오해와 반발을 살 수도 있다. 득보다 실이 크다. 집권여당답게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

따라서 근본적으로는 정당한 선거 승리와 제대로 된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하여 선거연대 대신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국회가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면 되는데, 현재 민주당이 절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결단하면 된다. 물론 대선의 경우에도 결선투표제의 도입이 절실히 요망되지만, 이는 헌법개정 사항이라 현재로서는 어렵다. 그러나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의 경우에는 법률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지선이나 총선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이 대선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물론 결선투표제가 도입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이합집산이나 정당 간 정치적 거래 내지 연대가 여전히 존재할 수 있고,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필요할 수도 있다(예컨대 2002년 프랑스 대선이 결선투표제가 채택되어 있더라도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는 사례로 거론된다). 아울러 1차투표에서 사표방지심리에 이끌려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자에게 전략적 투표를 하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과 폐해는 도입 이전보다 훨씬 적다. 한편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선거를 두 번 치루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도입을 통해 나타나는 부작용이나 상실되는 이익보다 도입을 통해 얻는 공적 이익이 훨씬 크다.

모든 정당은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정책과 강령으로 무장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구선거이건 비례대표선거이건 자신들이 받은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만큼 의석을 차지하면 된다. 정당 역사가 오래된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법치선진국들이 그렇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다양한 소수세력도 대표되는 바람직한 다당제가 정착된 것도 그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헌법재판소가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 배분 기준선인 3% 저지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비록 지역구 선거연대와는 무관한 비례대표선거와 관련된 결정이지만 어쨌든 군소정당이라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받은 득표율만큼 제한 없이 의석을 차지할 수 있도록 했다(그런 점에서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의석 배분 기준선인 5% 저지조항도 조속히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명실상부 평등선거의 원칙을 구현한 것이다. 따라서 대정당은 물론 군소정당들도 선거연대 운운하지 말고 자신들만의 힘과 차별화된 정책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의석을 차지하면 된다. 타 정당과의 밀실거래 등 부당한 정치공학적 계산을 해서도 안 되고 할 필요도 없다. 정책과 지도자 및 후보자가 뛰어나면 자연히 국민들은 지지한다. 이재명 대표시절의 민주당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이념과 정책으로 무장하라. 그것이 진정한 정당민주주의 아닌가. 특히 개혁적이고 참신한 정책을 표방하는 정당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혁신을 기치로 내세우는 정당이 자신들이 비난해 온 구 정당들의 구태의연한 행태를 모방해서야 되겠는가? 그것이야말로 자기모순이고 위선 아닌가? 특히 다른 정당의 양보와 협조에 기대어 선거에 임해서야 되겠는가? 그런 정당이 어떻게 민주정당인가? 반헌법적이고 비겁한 행태이다. 그런 점에서 결선투표제는 타산적인 관점에서도 장기적으로는 모든 정당들에게 유리하다. 선거연대 하지 말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라. 그것이 헌법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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