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곰팡이 백신'-민주당 '정책' 현수막, 시민 반응 들어보니

이진민 2026. 4. 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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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방선거 앞두고 비전 대신 네거티브 "제1야당이 이런 전략 맞나"

[이진민 기자]

 지난 9일 '곰팡이 코로나 백신 진상규명' 관련 국민의힘 현수막. 위는 당산역 인근, 가운데는 오목교역 인근, 아래는 교대역 인근에서 촬영.
ⓒ 이진민
"저런 거 말고 당의 방향성이나 공약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요?"

여야의 6·3 지방선거 채비가 한창인 가운데 국민의힘이 당의 정책이나 비전을 홍보하는 내용이 아니라 '곰팡이 백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시민들에게 공약을 제안해 달라는 실용적인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국민의힘 현수막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지난 9일 <오마이뉴스>가 해당 현수막이 걸린 교대역, 당산역, 오목교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자칫 음모론적 주장이나 국민들을 선동할 수 있는 가짜 뉴스가 될 수 있다", "선거에서 보여줘야 할 것은 네거티브 전략이 아닌 당의 방향성"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국민의힘이 정직한 이야기 하고 정직하게 싸웠으면 좋겠다"
 지난 9일 당산역 6번 출구 인근에 내건 국민의힘 현수막.
ⓒ 이진민
국민의힘이 이런 현수막을 내건 근거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에 이물질이 있다는 신고가 1285건 들어왔지만 질병관리청이 이 사실을 식약처에 통보하지 않았고, 이물질 발견 백신과 제조번호가 동일한 다른 백신들에 대한 접종 보류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다. 이를 토대로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부가 국민들에게 곰팡이 백신을 접종했다"라며 이재명 정부를 겨냥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26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민주당 정권이 팔에 곰팡이 백신을 꽂았다"라며 "그런데도 민주당의 그 누구 한 명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또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이물질 백신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놨다.

하지만 '곰팡이 코로나 백신'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에선 음모론적 시각이 다분히 읽히는데다, 국민의힘 내에서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부정선거론까지 겹치면서 당의 퇴행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산역 6번 출구 앞에서 만난 70대 여성 A씨는 국민의힘 현수막을 보고 탄식했다. A씨는 "국민들을 사실상 선동하는 것 아니냐. 선거는 정직하게 임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영등포구에서 23년간 거주했다는 그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정직한 이야기를 하고 또 정직하게 싸웠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20대 여성 B씨 역시 "신뢰할 수 있는 주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관련 조사나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 백신=곰팡이 백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당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고민해 이를 선거 메시지로 내야 하지 않겠냐"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목교역 인근에서 만난 70대 남성 C씨는 "코로나 백신 자체를 믿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냐"라며 "이런 현수막을 내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반감을 표했다.

교대역 앞에서 만난 40대 여성 D씨는 "가짜 뉴스 같은 현수막"이라며 "검증되지 않는 내용을 현수막으로 내거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네거티브 전략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그래도 제1야당인데 이런 방향 대신 자기 당만의 공약과 메시지를 고민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으면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현수막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도 일부 만날 수 있었다. 당산역 앞에서 만난 60대 남성 G씨는 "의견이 분분한 사안에 대해 당의 의견을 내보인 것 아니냐"라며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문제 제기"라고 했다. 오목교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여성 H씨도 "코로나19 당시 국민들한테 모두 백신을 맞으라고 해놓고 지금 와서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며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민주당은 정책 말하는데 국힘은 '곰팡이 백신' 공세
 지난 9일 오목교역 6번 출구 인근에 내건 국민의힘 현수막.
ⓒ 이진민
코로나 백신 관련 조사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민의힘의 의도에 대해서 의구심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당산역 앞에서 만난 40대 남성 E씨는 "코로나 백신 도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를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라면서 "다만 국민의힘이 이런 의도로 주장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이전에는 부정선거론을 계속 주장하지 않았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이 현재 당의 방향성을 모르는 거 같다"라며 "이를 지켜보는 시민으로서도 이들의 방향성이 헷갈린다"라고 덧붙였다.

오목교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여성 F씨 또한 "코로나 백신 관련 조사를 해야 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곰팡이 백신'과 같은 주장은 믿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실제 질병관리청은 "백신 1285병에서 이물질이 발견됐지만 이난 백신 제조 단계의 문제가 아니라 접종 과정에서 발생한 사후 오염이었다"라며 "이물질이 발견된 1285병은 의료기관에서 확인하고 즉시 폐기됐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물질이 발견된 병들과 같은 공정에서 동일한 제조번호로 만들어진 백신이 1420만 병이라는 의미이지, 우리 국민들이 이물질이 발견된 백신을 1420만 회 접종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총 1285건의 이물질 신고 중 곰팡이가 나온 것은 1건, 머리카락이 나온 것은 2건이라 이물질 신고가 들어온 백신 전체를 '곰팡이 백신'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어폐가 있는 지적이다.
 지난 9일 오목교역 2번 출구 인근에 내건 국민의힘 현수막.
ⓒ 이진민
 지난 9일 교대역 6번 출구 인근에 내건 국민의힘 현수막.
ⓒ 이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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