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이스라엘군 관련 영상·글 공유에…野 “심각한 외교적 문제”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이스라엘군 관련 글과 영상을 두고 야권에서 “심각한 외교적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8분 X(옛 트위터)에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건물 옥상에서 누군가를 발로 차 떨어뜨리는 영상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에는 “실시간 영상”이라며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아이를 고문한 뒤 옥상에서 던졌다. “이스라엘군은 스스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고 부른다”는 계정 주인(@Jvnior)의 글이 적혀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우리가 문제 삼은 위안부 강제,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戰時)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썼다.

자신을 팔레스타인인이라고 밝힌 계정 주인은 이 대통령의 영상 공유에 감사를 표시하며 “이 영상은 실제다. 현장에서 확인 가능한 스냅챗 사용자가 촬영한 것으로, 그는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이며, 자신이 목격한 일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과 맥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답글을 남겼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부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이다. 최근까지도 가자지구에 대한 간헐적인 공습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미국과 함께 이란 및 레바논 헤즈볼라 등과 전쟁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X를 통해 공유한 영상이 계정 주인의 주장처럼 ‘실시간 영상’이 아니라 2024년 9월 내·외신을 통해 보도된 과거 영상이었다는 점이다. 팔레스타인 아이를 고문했다거나, 살아있는 사람을 건물에서 떨어뜨려 살해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당시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등은 해당 영상에 관해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 카바티야에서 공습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 시신을 건물에서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작전 도중 무장대원 7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한 이스라엘군은 시신 훼손 의혹이 제기된 뒤 “이스라엘군의 가치와 군인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심각한 사건”이라며 조사에 착수했고 관련 이스라엘 군인들은 징계 조치됐다.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정확한 정보에 대해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통령은 영상을 공유한 지 약 4시간이 흐른 10일 오후 12시 29분 X에 “영상은 24년 9월 발생한 실제 상황으로 미국 백악관이 매우 충격적이라고 평가했고 존 커비 등 미 당국자가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까지 언급했던 일”이라며 “이에 이스라엘의 관련 조사와 조치도 이뤄졌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조금 다행이라면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었다는 점이지만, 시신이라도 이와 같은 처우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지난 역사 속에서 일어난 수많은 비극은 인권의 소중함이 무엇보다 최고이자 최선의 가치임을 가르쳐 줬다. 뼈아픈 상처 위에 남겨진 교훈을 반복된 참혹극으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전에 공유한 영상과 글은 삭제하지 않았다.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극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평화와 인권의 메시지로 봐달라”고 했다.

그러자 야권의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와서 2년 전 영상이라고 밝히면서 ‘시신이라면 조금 다행’이라고 했다. 가짜뉴스 퍼뜨려서 외교 리스크를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조금 다행이라고 하면 다 해결되는 거냐”며 “지난 2월에도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어로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한다’는 내용의 SNS를 올렸다가 캄보디아 정부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대통령의 처신이 이렇게 가벼워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출처도, 사실관계도 불분명한 영상인데,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전쟁 국면에서 사실상 이란 편이냐”고 적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불과 며칠 전 가짜뉴스를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던 사람은 누구냐. 그랬던 분이 가짜뉴스인지 확인도 안 하고 마구 올리시면 되겠느냐”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직접 가짜뉴스를 퍼나르며 다른 나라를 악마화했으니 이 심각한 외교적 문제를 어떻게 책임지실 거냐”고 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타국의 영상을 공유하며 해당 국가를 공개 비난하는 선례가 생겼다”며 “전쟁 중에는 모든 당사자가 여론전을 위해 프로파간다성 영상을 대량 유포한다. 영상의 진위, 맥락, 편집 의도를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않은 채 국가 수장이 이를 유통하는 것은 한 쪽 진영의 정보전에 대한민국의 권위를 빌려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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