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듯 “하나의 중국”…시진핑, 대만 野 대표 만났다

조문규 2026. 4. 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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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대만 제1야당 대표인 정리원(鄭麗文) 국민당 주석과 만나 회담 전 인사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에서 대만 제1야당 대표인 정리원(鄭麗文) 국민당 주석과 만나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정 주석과 회동, 모두발언에서 "오늘날의 세계는 결코 태평하지 않고 평화는 소중하다"며 "양안 동포는 모두 중국인으로 한 가족이 평화·발전·교류·협력해야 한다는 것은 공동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지키고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공동의 정치적 기초 위에서 중국 국민당을 포함한 대만 각 정당·단체 및 사회 각계 인사와 함께 교류·대화를 강화할 것"이라며 "양안 평화와 동포 복지, 민족 부흥을 도모하며 양안 관계의 미래를 중국인 자기 손에 확고히 쥘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는 100년 만의 변화가 가속하고 있지만 국제적 형세와 대만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인류 발전·진보의 큰 방향에는 변함이 없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큰 추세에 변함이 없으며, 양안 동포가 더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큰 흐름에도 변함이 없다"면서 "대만 동포는 언제나 뿌리는 대륙에 있고 마음은 조국을 향하며 영혼은 중화에 묶여있음을 잊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주석은 "현재 함께 마주하는 것은 매우 혼란하고 불안한 시대로 양안 인민은 서로 다른 제도 속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서로 존중하고 마주 봐야 한다"면서 "양당의 끊임없는 노력 아래 대만해협은 더는 잠재적인 충돌의 초점이 되지 않을 것이고, 외세 개입의 장기판은 더욱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92공식 견지·대만 독립 반대'라는 공동의 정치적 기초 위에 양안은 제도적이고 지속가능한 대화·협력 메커니즘을 더 계획·구축해 양안의 평화 발전이 역전되지 않고 근본적으로 모든 충돌 유인이 제거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의 영수 회담인 이른바 ‘국공 회담’은 2016년 훙슈주(洪秀柱) 당시 국민당 주석 이후 10년 만이다. 앞서 2015년 11월 7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마잉주(馬英九) 당시 총통과 시 주석이 1949년 이후 처음으로 회담을 가졌다. 마 전 총통은 지난 2024년 4월 10일에도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회담했다.

이번 국공회담에서는 미국의 무기 구매와 차기 총통 선거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왕훙런(王宏仁) 대만 청쿵(成功)대 교수는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 가능한 의제로 미국산 무기 구매 과정에서 국민당의 역할, 2028년 총통 선거 전략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에 말했다.

정리원(가운데) 국민당 주석이 8일(현지시간) 중국 난징시 쑨원(孫文, 1866~2025)의 묘소인 중산릉에 헌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 주석은 시 주석 초청으로 5박 6일 일정으로 지난 7일 중국을 방문했다. 8일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모두 국부(國父)로 인정하는 쑨원의 묘소인 중산릉을 참배했다.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앞서 대만 제1 야당 대표를 초청한 이유는 미국을 상대로 대만독립 반대를 압박하면서 동시에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을 고립시키는 두 가지 노림수라는 해석이다. 중국은 2016년 대만이 국민당에서 독립 성향의 민진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 10년째 대만 당국과는 회담을 피한 채 야당과 접촉만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회담에는 중국 측에서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공식 서열 4위)과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서열 5위) 등 최고 지도부를 비롯해 거시 경제 수장인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쑹타오 주임 등이 참석했다. 대만 국민당에선 샤오쉬첸 부주석 등이 동행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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