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고, 또 자란다…박용택·이대호·김태균·나지완이 그릴 유소년 야구 리그 [D:현장]
은퇴한 프로야구 스타들이 감독으로 변신해 유소년 야구 리그에 뛰어든다. 승패를 가르는 리그전의 긴장감은 물론, 야구를 막 시작한 아이들이 한 팀으로 자라나는 과정까지 담겠다는 각오다.

10일 오전 열린 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야구대장’ 온라인 제작발표회에는 이정욱 PD와 감독 박용택, 이대호, 김태균, 나지완이 참석해 프로그램의 출발점과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우리동네 야구대장’은 은퇴한 프로야구 스타들이 각자 출신 구단의 연고지에서 U-10 유소년 선수들을 직접 선발해 팀을 꾸리고, 실제 리그전을 치르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 PD는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시작하게 됐다. 좋은 기회에 이런 프로그램을 선물할 수 있어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된다”며 “유소년 선수들이 트라이아웃 때보다, 또 시즌 말미에는 훨씬 더 성장할 것이다. 감독들 역시 처음 감독에 도전하는 만큼 그런 성장 이야기를 여과 없이 담아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승팀과 꼴찌팀이 결정되고, 꼴찌팀은 시즌에서 퇴출되는 방식”이라며 “어떤 팀이 탈락할지 역시 관전 포인트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감독들과 아이들의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감독들은 각자 다른 색깔의 지도 철학을 예고했다. ‘리틀 자이언츠’를 맡은 이대호는 “유소년 아이들을 가르칠 기회가 온 것 자체가 행복했다. 자이언츠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임할 수 있는 것도 행복하다”며 “즐겁게 해야 하지만 승부욕도 있어야 하고, 지는 것도 배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예전 같으면 혼냈겠지만 지금은 토닥여주게 된다. 아빠의 마음으로 가르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며 웃었다.
‘리틀 트윈스’의 박용택은 오래전부터 꿈꿔온 포맷이라고 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야구를 시작한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야구를 늘려가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자유롭게 즐기라고 말하지만, 막상 다른 팀을 보니 규율이 꽤 타이트하더라. 우리도 교육이 필요하겠다고 느꼈다”며 현실적인 고민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제가 못 가진 별명이 ‘우승택’인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그 별명을 갖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리틀 이글즈’의 김태균은 유소년 야구 저변 확대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은퇴 후 아마추어 야구 저변 확대에 관심이 많았고, 홍성에서 야구 캠프도 진행 중이었다”며 “아이들이 야구의 재미를 알고, 프로야구의 뿌리가 돼 한국 야구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야구판에도 ‘날아라 슛돌이’ 같은 성장형 메인 프로그램이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태균은 “처음에는 공 그립을 잡을 수 있는 선수라도 뽑아야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쉽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밝고 느는 속도가 빠르다”며 “언더독의 반란을 기대해달라”고 했다.
‘리틀 타이거즈’를 맡은 나지완은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선배들과 함께해 영광이지만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대한민국 인기 팀은 타이거즈”라고 농담 섞인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우리 팀은 누군가 한 명이 튀기보다 파이팅을 외치면 다 같이 모여 연습하는 팀”이라며 “특히 김태균 감독은 꼭 이기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요즘 초등학생들을 보면 우리나라 야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걸 느낀다”며 “울면서도 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다음날이면 또 정신무장하고 온다”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감독마다 다른 선수 선발 기준도 공개됐다. 이대호는 “초등학교 감독들에게 물어보니 캐치볼이 되는 선수, 달리기가 빠른 선수를 뽑는 게 기본이라고 하더라”고 했고, 박용택 역시 “캐치볼에 70~80%를 할애했다”며 “좋은 야구 선수가 될 것 같은 ‘관상’도 봤다”고 말했다. 반면 김태균은 “모든 계획이 무너졌다. 공이라도 잡아야 캐치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기초부터 다시 세워야 했던 팀 사정을 털어놨다.
프로그램은 단순히 ‘야구 잘하는 아이들’의 경쟁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욱 PD는 “어린 나이대인 만큼 울고 웃는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며 “울다가도 과자를 먹으면 금세 눈물을 그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겐 더 큰 몰입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들 역시 아이들의 실력뿐 아니라 성격과 감정선, 팀워크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각 감독은 벌써부터 기대주도 꼽았다. 이대호는 손한율, 김준석, 이도영을 언급하며 “몇 년 지나지 않아 프로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고, 박용택은 “리틀 트윈스 선수 12명 모두가 언젠가 프로 유니폼을 입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나지완은 유일한 3학년 선수 박도현을, 김태균은 성장 속도가 빠른 최예훈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야구 예능이지만, 이날 현장은 이미 감독들의 자존심 대결로 뜨거웠다. 출신 구단을 대표하는 이름을 걸고 모인 네 감독은 승부욕과 웃음, 그리고 유소년 야구에 대한 진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은퇴 후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이번엔 감독으로 어떤 첫 파동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우리동네 야구대장’은 12일 밤 9시 20분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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