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반발한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신청, 금감원이 막았다
한화는 책임경영 카드 꺼냈지만
금감원,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의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9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한화솔루션에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의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않은 경우, 중요사항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솔루션이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기존 증권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한화솔루션은 정기 주주총회 이틀 뒤인 지난달 26일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1조5000억원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9000억원은 미래 성장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회사 측은 신용 등급 하락 압박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존 발행 주식의 약 40%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의 후폭풍은 거세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주식을 새로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자금 조달 행위다. 하지만 전체 주식 수가 늘어 기존 주식의 희소성이 사라져 기존 주주들에겐 통상 악재로 여겨진다. 물론 설비 투자 등 성장 동력 확보가 목적이면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한화솔루션처럼 회사 사정이 어려워 조달 자금의 60% 이상을 채무 상환에 쓰는 ‘빚 갚기용’ 유상증자는 실망 매물로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된다. 실제 유상증자 공시 당일 한화솔루션 주가는 18.22% 급락했다.
소액주주들은 기습 유상증자에 단체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지난 7일 액트 내 한화솔루션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충족하면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주주제안, 이사·감사해임 절차 진행 등이 가능하다.
주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한화그룹의 지주사격인 한화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자금 8400억원을 투입하는 책임경영 카드를 꺼내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며 “주주 여러분과 언론 등에서 해주신 지적과 고언을 깊이 새겨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정정 요구에 충실히 부합하는 신고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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