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진짜’ 성장과 포용 주문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 93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 정책 수립과 관련해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문기구다. 국민경제자문회의 의장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힘이 실릴 수도 있지만 역대 정권에선 형식적 회의 개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김성식 전 국회의원을 장관급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발탁한 이후 어제 열린 이재명 정부의 첫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선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 현 정부의 정책과 궤를 달리하는 쓴소리도 꽤 나왔다.
김성식 부의장은 ‘성장다운 성장, 포용다운 포용’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김 부의장은 “단기 부양책을 넘어 생산성 향상, 인적자원 투자, 낡은 제도의 과감한 혁신을 통해 ‘성장다운 성장’을 해내야 한다”며 “포용 또한 목소리 크고 조직이 강한 집단 위주가 아니라 목소리 작거나 아예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약자들, 그리고 일자리 절벽 앞에 서 있는 미래 세대에게 역량을 집중해서 진정한 사회적 연대를 실현하면 좋겠다”고 했다. 취약층 지원 명목으로 툭하면 나랏돈을 푸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 부의장은 근로자에 대한 보상은 근속 중심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맞게 생산성과 역량 위주의 보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그간 노동계의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한 이슈다.
다른 정책 제언도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박원주 전략경제협력분과장은 정부가 유가 급등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한 최고가격제에 대해 “초기에 시장 안정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면서도 “위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는 단계적으로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AI 충격은 청년에게 가장 먼저 오고, 가장 크게 닥친다. 이제는 교육과 일을 직접 연결하고 그 연결 비용은 사회가 함께 부담해야 한다”며 청년층 대상 고급 직업훈련의 전국 확대를 제시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가 보여주기식의 형식적 회의체가 아니라 정부에 실질적인 정책 조언을 하는 채널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자면 어제 나왔던 것과 같은 쓴소리와 제안을 정부가 경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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