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보다 현장 택한 청춘들…2030 ‘뉴 블루’ [스페셜리포트]

노승욱 매경이코노미 기자(inyeon@mk.co.kr),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이채원 매경이코노미 기자(lee.chaeweon@mk.co.kr) 2026. 4. 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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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때 HD현대오일뱅크에 특채로 입사한 강수연 씨(20·가명)는 목표로 했던 ‘빠른 취업’에 성공한 사례다. 친구들이 대부분 대학 진학을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로 갈 때 나 홀로 마이스터고인 여수석유화학고에 진학해 ‘위험물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한 게 주효했다. 최근에는 산업안전산업기사, 가스산업기사 등 다른 기술자격증에도 도전하고 있다. 강 씨는 “대학이 더 나은 취업을 위한 과정이라면, 빨리 실무 역량을 키워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실력을 갖춘 현장형 인재가 되어 단단한 기술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과거 투자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이선우 씨(25·가명)는 기술력을 갖춘 전문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용접기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그는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비 지원을 통해 용접기사 교육 훈련 과정에 참여했다. 약 6개월간 NCS 기반의 체계적인 실무 교육을 이수한 끝에 용접기사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연봉 8000만원을 받는 용접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 그는, 현재 용접기능장 자격 취득을 위해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씨는 “기술은 정직하게 노력한 만큼 보상해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를 배울 때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무실 대신 현장을 택하는 20~30대 청년이 늘고 있다. 기능직·운송·물류·방문관리 등 전통적 블루칼라 직종에 젊은 층이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이다.

취업 시장의 ‘룰’을 새로 쓰는 청년들은 더 이상 ‘책상 앞 업무’에 집착하지 않는다. 과거 세대가 현장직을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여기고 회피하려 했다면, 이제는 고용 안정성과 근무 유연성 등에서 경쟁력 있는 일자리로 평가해 오히려 선호하는 흐름도 읽힌다.

4년 전 도배에 뛰어든 이지윤 윤도배 대표가 아파트 인테리어 시공 현장에서 벽지 도배를 하는 모습. (윤도배 제공)
늘어나는 ‘현장직 MZ’

코디 3명 중 1명 2030세대

718명.

야쿠르트 배달원으로 잘 알려진 hy(옛 한국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 중 20~30대 수다(지난해 기준). 2017년 22명에 불과했던 데서 8년 만에 32배 이상 급증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1만명 넘는 프레시매니저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3%에서 6.5%로 늘었다. 절대다수는 아니지만, ‘청년층 유입’이라는 흐름 자체는 분명하다는 게 hy의 설명이다.

정수기·공기청정기 방문 관리직인 코웨이 코디는 유입세가 더욱 뚜렷하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신규로 등록한 코웨이 코디 중 20~30대 비중은 약 30%에 달했다. 신입 코디 3명 중 1명은 MZ세대 청년이란 얘기다.

코웨이가 분석한 젊은 층의 코디 인기 비결은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효율)’다. 코디는 정해진 시급이 아닌, 본인의 활동량과 영업 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근무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고 여건에 따라 짧은 시간에 최대 성과를 낼 수도 있어 자율성, 효율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성향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에서 코디로 근무 중인 대학생 김윤정 씨(27·가명)가 대표 사례다. 김 씨는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 공강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커피숍,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매주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출근해야 하는데, 코디는 불규칙한 강의 일정, 취업 준비로 바쁜 20~30대가 제약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군 전역 후 직업을 찾던 이우리 씨(23·가명)도 이런 보상 체계의 장점을 보고 ‘코닥(남성 코디)’에 지원했다. 이 씨는 “안정적인 고정 월급도 좋지만 노력한 만큼 상한선 없이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 기술을 습득해 현장직으로 근무하는 ‘MZ 기능사’도 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39세 이하 도배기능사 자격증 취득자 수는 2019년 561명에서 2024년 1009명으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3년 신설된 가스텅스텐아크용접기능사, 이산화탄소가스아크용접기능사도 같은 연령대의 취득자 수가 1년 만에 각각 16.5%(186명), 10.7%(112명) 늘었다. 같은 기간 두 자격증의 40~50대 취득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기술자격증이 중장년층의 인생 2막을 위한 지렛대에서 사회초년생들의 취업을 위한 신종 병기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김성식 씨(30·가명)가 비근한 예다. 그는 특성화고 진학을 계기로 ‘기술로 승부하는 길’을 택했다. 대학 내내 용접기능사를 시작으로, 선반·밀링·지게차·굴삭기·건설기계장비 등으로 분야를 넓혀 국가기술자격 취득에 매달렸다. 군 복무 중에도 용접산업기사와 위험물산업기사 자격증을 따냈다. 제대 후 내로라하는 철강 대기업에 입사했다. 김 씨는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제철소가 침수됐을 때 설비 복구 작업에 투입돼 활약했다.

그는 “국가기술자격은 단순히 이력서에 넣는 한 줄이 아니라 현장에서 능력을 증명하는 힘”이라며 “착실히 경력을 쌓아 회사 환경·건강·안전(EHS)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2년 전 버스기사가 된 김민환 씨(29·가명)는 버스기사인 삼촌이 ‘웬만한 직장만큼 번다’고 권유해 일하게 됐다. 그는 “수도권 버스기사의 평균 급여는 월 500만~550만원 수준이고 휴일 근무를 포함하면 600만원이 넘는다”며 “급여·근무시간·처우 같은 조건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정년도 63세로 긴 편이라 만족하며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플랫폼 기반 생활물류·배송직은 부문별로 차이를 보인다. 종사자의 평균 연령이 퀵서비스는 49.8세, 택배는 44.2세로 높은 반면, 일명 ‘라이더’라 불리우는 배달대행기사는 39세로 가장 젊다. 특히, 20~30대가 51.9%에 달하고, 고졸 이하 학력이 63.4%로 가장 많다. 업무 능력에서 학력이나 경력이 중요하지 않은 직종이어서 진입장벽이 낮고, 시성비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성향에 부합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hy 금호점에서 근무하는 이소율 프레시매니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위). (hy 제공)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정수기·공기청정기를 방문 관리하는 코웨이 코디 직업에 새로 유입된 2030세대는 평균 30%에 달한다(아래). (코웨이 제공)
생존 전략 찾아 몰려든 현장직

대체 수단 인식은 ‘여전’

일각에선 2030세대가 현장직에 뛰어드는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취업난 때문에 사무직 일자리를 못 구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밀려들었다는 관측에서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청년(15~29세) 실업률은 7.7%로,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시기 취업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은 48만5000명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기술직 자격증만 취득하면 비교적 취업을 쉽게 할 수 있는 현장직이 주목받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건강·고용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2023년 국가기술자격 취득자의 2024년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기산업기사가 73.9%로 취업률 1위를 차지했다. 산림기능사, 산업위생관리사가 각각 71.9%, 71.5%로 뒤를 이었다. 자격증을 취득한 지 1년 안에 10명 중 7명 이상이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대면 업무에 따른 감정 노동이 필요한 사무직에 비해 육체 노동이 대부분인 점도 현장직의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가 감정 노동을 겪으며 사람을 대면하는 데 피로와 부담을 많이 느낀다”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몸을 주로 움직이는 현장직에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속도가 사무직보다 상대적으로 더뎌 보이는 것도 현장직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고용정보원이 한국직업정보에 있는 520개 직업을 대상으로 2024년과 2027년의 AI에 의한 직무 대체율을 분석한 결과, 화이트칼라가 비(非)화이트칼라보다 AI로 인해 더 급격하고 강력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2016년 진행한 같은 연구에서 콘크리트공·정육원·고무플라스틱 제품조립원 등이 AI·로봇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해외도 상황은 비슷하다. AI 산업이 발달한 미국에선 AI의 일자리 대체가 급속히 진행 중이다. 미국 컨설팅 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미국 빅테크 기업이 발표한 감원 규모는 117만건으로 전년(76만건) 대비 54% 급증했다. 이 중 AI로 인한 해고는 5만469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생산직도 AI에 의한 대체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현대차의 아틀라스 등의 공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피지컬 AI보다 생성형 AI가 먼저 대중화 됨에 따라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희비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AI의 성능이 갈수록 발전하고는 있지만 타일·도배 같은 분야를 AI가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현장직이 비교적 오래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장직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는 개선됐지만, 사무직에 취업하지 못해 대체 수단으로서 현장직으로 향하는 경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25~34세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0.6%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OECD 회원국 평균은 48.4%로 격차가 크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사무직의 대안으로 현장직을 선택하는 추세를 ‘하향 취업’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에 나타난 인식의 문제”라며 “그럼에도 최근 2030세대 현장직이 늘어나는 것은 학력 인플레이션 거품이 걷히고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해서도 사무직뿐만 아니라 현장직으로도 나아갈 수 있도록 기회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직 MZ 증가세 이어질까

일자리 생멸 등 변수 많아 유동적

현장직 MZ가 늘고 있다지만 사무직, 전문직에 대한 선호가 크게 줄어든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양극화’ 흐름을 읽는다. 2030세대의 선호 직업이 과거 화이트칼라 일변도에서 최근에는 블루칼라로 확장, 분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중백 교수는 “구직난이 장기화되며 진입장벽이 높아도 고학력, 고소득 전문직에 계속 천착하는 청년들과, 눈높이를 현실화해서 현장직에 집중하는 청년들로 구분되고 있다”며 “이런 청년 세대의 양극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많이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에선 블루칼라 관련 일자리와 교육 수료 학생이 동시에 늘어나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블루칼라 기술자 수를 조사한 결과, 목수와 배관공은 2013년 116만명, 55만명에서 2023년 127만명, 63만명으로 10년 만에 각각 9.5%, 14.5% 늘었다.

현장직 취업자 수 증가는 자연스레 관련 직업 교육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미국 국립학생정보처리기관에 따르면 2023년 직업교육 중심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한 학생은 전년보다 16% 늘었다. 2018년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다. 구체적으로는 건설 전공이 23%, 차량 유지·보수 전공은 7% 증가했다. 반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16∼24세 연령층의 대학 진학률은 2019년 66.2%에서 2022년 기준 62%까지 3년 만에 4%포인트가량 급감했다. 대학에 가서 고소득 사무직 일자리를 구하느니, 일찍 기술을 배워 사회에 진출하려는 흐름이 읽힌다.

현장직 MZ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다. 향후 AI로 인해 생멸되는 직업의 종류, 초기 변화 흐름의 지속가능성 등 더 지켜봐야 할 변수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김중백 교수는 “현장직에 종사하는 청년 비중이 점차 증가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AI에 의해 어떤 일자리가 대체되고 또 어떤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느냐는 유동적이다. 이에 따라 노동 시장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속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이병훈 명예교수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일자리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청년들이 주도하는 최근 변화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고 진단한 뒤, “청년 세대의 현장직 진출은 최근 나타난 새로운 경향이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노동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인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을 어떻게 잘 갖춰나가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 3개월 만에 전임자 매출 2배 달성 차예진 프레시매니저
“진입장벽 낮은 프레시매니저…매력적인 직업”
사진 : 윤관식 기자
‘워킹맘’인 차예진 씨(37)는 식당을 운영하다 지난해 12월부터 hy(옛 한국야쿠르트) 하남미사점의 프레시매니저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의 외향적 성격은 영업에 큰 힘을 발휘했다. 하남미사 일대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고객을 모아 단기간에 전임자 매출의 2배 넘는 실적을 올렸다.

Q. 프레시매니저로 근무하게 된 계기는.

A. 근무 시간이 유연해서 좋았다. 원래는 양식 조리 전공을 살려 가게를 운영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다 보니 주말에도 문을 열고 밤 10시 넘어서 마감하는 식당을 계속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지인이 프레시매니저를 추천해줬다. 아이가 학교·학원에 갔다 집에 돌아오는 시간에 맞출 수 있었고 가족과 지인들도 응원해줘서 시작하게 됐다.

Q. 일이 적성에 맞는지.

A. 평소에도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스몰톡’을 통해 고객과 친밀도를 쌓으면 오가며 인사도 나누고, 세상 돌아가는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러다 제품을 하나씩 팔고, 그 고객이 정기 구독까지 하며 자연스레 실적이 쌓였다.

Q. 일과는 어떻게 되나.

A. 요일마다 업무량이 크게 차이 난다. 배송할 제품이 많은 날은 아침 7시, 적은 날은 8시쯤부터 일과를 시작한다. 먼저 영업장에 가서 제품을 챙긴 뒤, 담당 구역으로 이동해 ‘코코(냉장전동카트)’를 타고 배송을 한다. 퇴근은 늦어도 저녁 7시에는 하는 편이다.

Q. 일을 하며 가장 보람찼던 경험은.

A. 영업직은 실적이 숫자로 표시되기 때문에 매달 늘어가는 수입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매달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자 영업을 더 열심히 하고 구독을 늘리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매달 발행되는 판촉 팸플릿과 영상을 반드시 챙겨보며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기르는 건 기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단기간에 전임자에 비해 2배 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Q.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2030세대에게 조언을 한다면.

A. 500개 넘는 전국 영업점에서 프레시매니저만 1만1000명가량이 활동 중이다. 그중에서 영업 1위를 달성해 사내 대회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프레시매니저라는 직업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요즘은 옛날에 비해 직업에 대한 선입견도 적은 것 같다. 사회초년생에겐 좋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 4년 차 청년도배사 이지윤 윤도배 대표
“청년 80%는 2년 안에 관둬…적성 맞아야 버틴다”
사진 : 윤도배 제공
사무직을 그만두고 도배를 시작한 이지윤 윤도배 대표(32)는 4년 차 도배사다. 학생 때 셀프 도배 경험이 즐거워 큰 고민 없이 도전했다고. 이 대표는 “도배는 유튜브나 SNS처럼 쉽게 큰돈을 버는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기술자로 인정받을 만큼 실력을 쌓으면 또래 사무직보다 더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라고 소개한다.

Q. 20대에 도배 일을 시작했을 때 주변 반응은.

A.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은 왜 힘든 일을 하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친구들은 내 성격에 도배사가 잘 어울린다며 응원했다. 세대별 인식 차이가 분명했다.

Q. 처음 현장에 나가보니 어땠나.

A. 바로 벽지를 붙일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처음엔 청소나 보조 업무부터 맡았다. 도배학원에서 연습한 벽과 달리 현장은 구조와 상태가 제각각이라 쉽지 않았다. 운 좋게 반장을 따라다니며 초보자치고는 중요한 작업을 맡았고, 실력을 빠르게 키웠다.

Q. 여성 도배사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A. 현장엔 여전히 연령대 높은 작업자가 많다. “어린 여자가 할 수 있겠느냐”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실력으로 보여주면 금방 인정해준다. 지금은 혼자 한 현장을 맡을 수준이 됐다. 신체적으로 아주 불리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키 큰 동료와 작업할 땐 까치발을 들기도 한다. 성별이나 나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도록 몸을 살피며 일하는 것이다.

Q. 주변에 또래 도배사가 많나. 숙련도가 높아지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A. 과거보다 확실히 유입이 많아졌다. SNS를 통해 도배사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으로 비춰진 영향 같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고 시작한 청년 80%는 1~2년 안에 그만둔다. 초보 시절 낮은 보조 일당(8만~9만원)과 높은 노동 강도를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숙련도 역시 개인차가 크다. 같은 기간 일해도 누구는 현장을 맡고, 누구는 보조에 머문다.

Q.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 앞으로 목표는.

A. 보조를 벗어나면 일당 15만원 정도를 받는다. 실력에 따라 일당과 일거리 확보가 갈린다. 나는 하루 24만원+α를 번다. 직접 일을 따오면 추가 수입도 가능하다. 기술자로 인정받을 정도가 되니 경제적으로 충분히 만족하며 지낼 수 있다. 다만 수입만 보고 권하긴 어렵다. 분명 노동 강도가 높은 일이고, 적성에 맞아야 만족할 수 있다. 목표는 ‘윤도배’ 사업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 직원 1명과 일하고 있다. 인원이 늘면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낄 것 같다. 도배 분야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노승욱·정다운·이채원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4호(2026.04.08~04.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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