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맨홀’이 드러낸 공공안전의 빈틈

고기봉 2026. 4. 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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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일 아침, 제주시 첨단로 일대에서 맨홀 뚜껑이 반쯤 열린 채 방치된 사례가 발생했다.

출근 시간대 차량이 몰리는 상황에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시민 누구나 일상적으로 이용하지만, 이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아는 경우는 드물다.

보도블록 파손으로 인한 낙상, 자전거 도로 요철 사고, 공영주차장 빙판 사고, 체육시설 낙하물 사고 등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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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기봉/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강사
고기봉/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강사

지난 4월 2일 아침, 제주시 첨단로 일대에서 맨홀 뚜껑이 반쯤 열린 채 방치된 사례가 발생했다. 출근 시간대 차량이 몰리는 상황에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실제로 이러한 시설물 결함은 운전자들의 급정거와 회피를 유발해 2차 사고 위험까지 높인다. 이처럼 일상 속 공공시설의 작은 관리 소홀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도로와 교량, 공원, 체육시설 등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관리하는 '영조물'이다. 시민 누구나 일상적으로 이용하지만, 이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아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관련 법령은 분명하다. 공공시설의 설치 또는 관리상 하자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면, 국가나 지자체는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영조물 배상책임보험'이다. 보도블록 파손으로 인한 낙상, 자전거 도로 요철 사고, 공영주차장 빙판 사고, 체육시설 낙하물 사고 등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장치다. 문제는 이 제도가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사고를 겪고도 개인의 부주의로만 여기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채 지나친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 사진과 영상, CCTV, 블랙박스, 목격자 진술, 119 신고 기록 등 객관적 증거를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해당 시설의 관리 주체를 확인해 관련 부서에 접수하면, 보험 절차에 따라 조사와 보상이 이루어진다. 다만 입증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 만큼, 준비가 미흡하면 권리 행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 첨단로 사례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공공시설 관리의 사각지대와 제도 인식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사건이다. 지자체는 시설 점검과 유지보수를 강화하는 한편, 영조물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안내와 홍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공공시설은 모두의 것이며, 그 안전 역시 공공의 책임이다. 시민이 모르고 지나치는 권리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영조물 배상책임보험은 사고 이후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이제는 '몰라서 못 받는 보상'이 아니라, '알고 당당히 요구하는 권리'로 자리 잡아야 할 때다. <고기봉/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강사>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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