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쿠바대사 "조선일보 보도, 쿠바 국민에 대한 모욕" 서한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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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주한쿠바대사관은 누리집과 SNS를 통해 지난달 31일 <조선일보>에 전한 서한을 공개했다. 클라우디오 몬손 바에사 주한 쿠바 대사의 명의로 강경희 <조선일보> 편집국장에게 보내는 해당 서한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박국희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이 보도한 쿠바 관련 기사 다섯 건을 문제 삼았다. |
| ⓒ 주한쿠바대사관 누리집 갈무리 |
8일 주한쿠바대사관은 누리집과 SNS를 통해 지난 3월 31일 <조선일보>에 전한 서한을 공개했다. 클라우디오 몬손 바에사 주한 쿠바 대사의 명의로 강경희 <조선일보> 편집국장에게 보내는 해당 서한은 지난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박국희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이 보도한 쿠바 관련 기사 5건을 문제 삼았다.
주한쿠바대사 "<조선일보> 보도, 중요 정보 의도적으로 빠져 현실 왜곡"
바에사 대사는 해당 기사들이 "중요한 정보가 의도적으로 빠지고 쿠바의 현실이 왜곡"됐다며 "명성 있는 매체로서 귀사가 지닌 전문성과 윤리 및 진실에 기반한 보도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보도는 엄밀성이 부족하다는 점에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귀사의 독자들이 쿠바에 관해 보다 온전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본 서한의 게재를 요청하고자 한다"라며 항의 서한을 <조선일보>에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9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서한을 발송한 지 열흘째임에도 <조선일보>는 지면은 물론 온라인상에도 해당 서한을 싣고 있지 않다.
한편 바에사 대사는 <조선일보> 보도를 문제 삼은 구체적 이유로 "국제 언론에서도 광범위하게 보도된 바 있는 현 에너지 위기의 핵심 요인이 해당 기사들에서 누락되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1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는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는 모든 국제법 규범과 국제 무역 관행에 대한 위반"이라며 "쿠바에 대한 연료의 전면적 봉쇄는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하며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집단적 징벌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 전쟁의 수단으로, 국제법 및 국제 인도법에 의해 금지된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요인이 누락되면 대중은 당연히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쿠바 경제의 현황을 분석하면서 내부 요인에만 집중하고, 쿠바 경제의 실패를 목표로 이웃 강대국이 취한 파괴적 조치를 외면하는 것은 지나치게 엄밀성이 결여된 분석"이라며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쿠바 상황에 대한 언론 보도에서 1월 29일 자 행정명령을 언급하지 않은 점은 우리로서 이해할 수 없다"라고 <조선일보>의 보도를 비판했다.
실제로 박국희 특파원이 쓴 쿠바 관련 기사들은 쿠바 수도 아바나가 대규모 정전 상태에 놓여있고 석유가 고갈됐음을 부각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1월 29일 행정명령은 언급하지 않았다.
바에사 대사는 해당 행정명령이 "1962년부터 누적되어 온 수백 건의 미국의 일방적 압박 및 제재 가운데 가장 최근 사례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미국의 경제 봉쇄 조치에 한국 또한 1999년부터 매년 유엔 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고 있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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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에사 대사는 지난달 30일 <조선일보>가 지면 1면에 실은 기사 제목인 "차라리 트럼프가 접수해달라, 그게 쿠바 살리는 길"을 콕 집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쿠바 국민에게 국가 존엄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이는 해당 기자가 인터뷰한 일부가 아닌 '쿠바 국민' 전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 ⓒ <조선일보> |
또한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의 발언을 인용해 국가가 보건과 교육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의아한 일"이라며 "한 가지 수치만 보더라도, 최근 자료에 따르면 쿠바의 연간 국가 예산의 41%가 이 두 분야에 할당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서한 말미에서도 바에사 대사는 "마지막으로, 한 기사에 포함된 잘못된 주장을 바로잡고자 한다"며 "쿠바는 반미(反美) 국가가 아니며, 그러한 적도 결코 없다"고 했다. 이는 지난 3월 27일, "암흑 속의 쿠바... 휴대폰 불빛으로 밤을 버텨냈다"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1면 기사에서 "반미(反美) 성향의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독특한 상호의존관계로 엮여있다"라는 대목에 대한 반박이다.
바에사 대사는 "우리는 평화를 지향하는 나라로서, 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항상 되어있으며, 종속이나 주권의 양보 없이 그 나라와 존중과 문명에 기반한 관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다"라면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정전 사태는 경제적 비효율성의 결과가 아니라 경제적 침략의 결과이며, 미국 정부가 우리의 주권에 부과한 대가"라며 쿠바 국민은 미국의 개입이나 간섭을 용납하지 않을 뿐, 미국을 반대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서한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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