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3월 모의고사 영어, 90점 이상 1등급 비율 4.08%에 그쳐

신정섭 2026. 4. 9. 17: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3월 24일 치러진 전국연합 학력평가 채점 결과가 공개되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9일, 누리집 학력평가 자료실에 2026학년도 3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아래 모의고사) 성적 분석 자료를 탑재하였다.

서울특별시교육청 누리집에 들어가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시된 다섯 차례의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고3 영어영역의 1등급 비율 추이를 살펴봤다.

실제로, 이번 고3 3월 모의고사 영어영역 지문 중 상당수는 구글에서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장] 현장 교사들부터 '영어 절대평가' 취지를 살려 문항 출제해야

[신정섭 기자]

지난 3월 24일 치러진 전국연합 학력평가 채점 결과가 공개되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9일, 누리집 학력평가 자료실에 2026학년도 3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아래 모의고사) 성적 분석 자료를 탑재하였다. 관심이 쏠린 영어영역 성적 분포를 살펴봤더니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고3 영어영역은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 학생 비율이 4.08%에 그쳐 9등급 상대평가로 치르는 국어나 수학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국어는 4.67%, 수학은 4.11%).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물러나게 한 작년 11월 수능 영어 3.11%보다는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난도가 높아 절대평가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점수 80점 이상(누적 2등급)으로 범위를 넓혀도 13.54%에 불과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누리집에 들어가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시된 다섯 차례의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고3 영어영역의 1등급 비율 추이를 살펴봤다. 작년 3월(서울교육청)과 5월(경기교육청)은 각각 4.65%, 4.26%로 상당히 어려웠고, 7월(인천교육청, 6.65%)과 10월(서울교육청, 10.91%) 모의고사는 쉬운 편이었다.
▲ 고3 영어 1등급 비율 추이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다섯 차례 시행된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영어영역의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 비율 흐름을 알 수 있다.
ⓒ 신정섭
그런데 올해 3월 시행 모의고사는 작년 수능 '불영어'로 인한 수시 최저학력기준 대거 미달 사태를 겪고도 다시 4.08%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지난 3월 25일, 수능뿐만 아니라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도 영어 절대평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관련 기사 : 3월 모의고사 영어 보고 한숨 쉰 학생들... 이대로는 안 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모의평가 포함)은 대학교수와 현직교사가 함께 문항을 출제하고 검토하지만,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이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구보다도 학교 현장의 실태와 절대평가의 취지를 잘 이해할 것으로 기대된 영어 교사들이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난이도 못 맞추는 두 가지 이유

첫째, 기출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잘 알려지지 않은 텍스트를 찾다 보니, 미국 대학생들이 읽기에도 버거운 학술적인 논문이나 단행본 책 등에 숨은 지문을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이번 고3 3월 모의고사 영어영역 지문 중 상당수는 구글에서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어려운 글을 한국의 고3 학생들에게 읽고 문제를 풀도록 요구하는 것은 가혹하게 느껴진다.
▲ 고3 3월모의 37번 문항 지난 3월 24일 치러진 고3 모의고사 영어 37번 문항은 영어교사가 읽기에도 버거운 상당히 난해한 텍스트다. 3월 평가문항에는 이런 추상적이고 학술적인 글이 여럿이다.
ⓒ 서울특별시교육청
예를 들어, 3월 모의고사에 나왔던 37번 지문을 살펴보자. 우주 공간의 팽창 원리를 설명한 글인데, 우리말 해석본으로 읽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매우 추상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이다. 텍스트의 길이도 낱말 수가 190개에 이른다. 그런데 2분 만에 독해를 끝내고 문단 순서까지 추론해야 하니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둘째, 출제에 참여한 교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수준 높은 문항을 만드는 것은 좋은데, 여전히 절대평가 취지보다 9등급 상대평가 점수 분포곡선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말하자면, "문항이 너무 쉬우면 학생들이 영어 공부를 게을리한다"라는 생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시험 문제가 쉽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적정 난이도는 당연히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2017년에(2018학년도 수능부터) 이미 과도한 사교육과 학교 교육과정 파행 운영 등을 막으려고 영어를 절대평가로 치르기로 결정했다면, 마땅히 그 취지에 맞게 난도를 낮춰야 한다. 교사들이 눈 높이를 낮추지 않으면 그 취지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절대평가 취지 살려야

6.3 지방선거 다음 날인 오는 6월 4일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2027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다. 작년 '불영어' 여파로 평가원장이 사퇴한 만큼, 올해 모의평가는 1등급 비율이 7%를 넘는 수준으로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가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