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네덜란드 성적표가 주목되는 이유 [마켓딥다이브]

전효성 기자 2026. 4. 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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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네덜란드서 감독형 FSD 승인 여부 발표
'테스트베드' 네덜란드 통과시 글로벌 표준화 속도
국내 2차전지, 완성차 업계도 영향권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앵커>
테슬라 자동차를 타는 분들 사이에서 'FSD'는 꿈의 기술로 통합니다. 하지만 각 국가별 규제의 차이로 기능의 차이가 있는데요. 내일 FSD 규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결정이 유럽에서 나옵니다.

증권부 전효성 기자와 함께 네덜란드에서 테슬라가 받게 될 성적표가 국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먼저 내일 결정되는 기술이 정확히 어떤 겁니까?

<기자>
내일 네덜란드의 차량 승인 기관인 네덜란드 차량국(RDW)이 승인 여부를 발표하는 기술은 'FSD Supervised(감독형 FSD)'입니다. '완전 자율주행' 직전의 단계인데요.

기술적으로는 시내 교차로 회전이나 신호등 인식까지 스스로 수행하지만, 법적으로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며 상황을 감독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사고 책임이 여전히 운전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규제 당국이 승인을 내주기에 심리적 부담이 적은 일종의 타협점인 셈입니다.

최근 미국 증시가 반등하는 환경에서도 테슬라는 유독 소외되는 흐름을 보였는데요, 이번 FSD 승인이 테슬라의 주가에도 반등의 실마리가 될지도 주목되는 지점입니다.

<앵커>
유럽, 그것도 네덜란드에서의 결정인데 이게 왜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겁니까?

<기자>
자율주행 기술은 스마트폰 앱처럼 업데이트만 한다고 바로 작동하는 게 아닙니다. 각국 정부가 굳게 걸어 잠근 '규제의 자물쇠'가 먼저 풀려야 하는데요.

한국은 UNECE(유엔 유럽경제위원회) 산하 WP.29(자동차 법규 조화 세계포럼)의 60여개 회원국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전 세계 자동차 안전 기준의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곳으로, 한국 국토교통부 역시 이 기준을 따릅니다.

테슬라의 유럽 내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인 네덜란드에서 안전성이 입증돼 허가가 난다면 이는 곧 국제 표준 기구의 공인 데이터가 됩니다. 한국 정부가 국내 법규를 개정할 강력한 명분과 근거가 마련되는 셈인데, 결국 네덜란드의 승인이 한국 도로의 빗장을 여는 첫 단추인 겁니다.

다시 말해 네덜란드의 성적표는 '한국형 FSD 도입'의 카운트다운과 같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이 가시화하면 현대차와 기아 같은 국내 완성차 업계도 대응 시계를 앞당길 수밖에 없죠.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럽발 결과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고도화 일정을 올해 하반기로 대폭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규제의 동조화 현상이군요. 실제 통과될 가능성과 현지 분위기는 좀 어떻습니까?

<기자>
현지 외신들은 이번 승인 가능성을 60~70%정도로 점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유럽 도로에서만 160만km를 달렸고, 1만 3000명이 넘는 고객을 직접 태우고 주행하며 안전성을 입증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머지 않아 6월에 열릴 유엔 유럽경제위원회 전체회의입니다. 여기서 자율주행의 국제 표준인 'DCAS Phase2(운전자 지원 시스템 2단계 규정)'를 투표로 최종 결정하게 되는데요.

비유하자면 6월에 있을 본고사를 앞두고, 내일 네덜란드에서 나오는 결과는 일종의 예비고사 성격이 강합니다. 그래서 당장 모든 기능을 다 풀기보다는, 사고 위험이 적은 고속도로부터 차근차근 허용하는 '단계적 승인'이 유력하다는 분석입니다.

그럼에도 유럽 소비자들은 이미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조만간 자율주행이 될 차'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셈입니다. 네덜란드에선 1월 303대에 불과했던 테슬라 등록 대수가 3월에는 1819대로 6배 뛰었습니다. 프랑스 역시 1년 전보다 203% 늘어난 9569대가 팔렸고,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같은 북유럽 국가들도 100% 이상 판매량이 급증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동안 부침을 겪었던 전기차 시장이 이번 네덜란드발 결정으로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우선 증권가에서는 이번 결정의 1차적 수혜를 배터리 업계로 꼽고 있죠?

<기자>
고도화된 자율주행은 '전기 먹는 하마'와 같습니다. 차선 인식 수준을 넘어 FSD 단계로 진입하면 차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데요.

이때 수십 개의 센서와 고성능 AI 반도체가 실시간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연산하며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게 됩니다. 실제로 FSD 구동 시 기존 자율주행보다 배터리 소모량이 5~10% 정도 더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자율주행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더 큰 배터리 용량과 효율적인 전력 관리가 필수적인 숙제가 되는 셈입니다.

이를 위해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먼저 더 많은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는 4680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직접적인 수혜 대상입니다.

둘째로는 늘어난 배터리 용량을 빠르게 채워줄 수 있는 첨단 소재입니다. △주행 성능을 결정짓는 하이니켈 양극재 △충전 시간을 줄여주는 실리콘 음극재 △전자의 흐름을 돕는 탄소나노튜브 도전재 수요가 늘어날
공산이 큽니다. 대주전자재료나 나노신소재 같은 종목들이 자율주행 관련주로 묶여서 거론되는 이유가 이 지점에 있습니다.

전효성 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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