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여파… 중국에 팔던 러 알루미늄, 일본으로
中, 일본 기준 가격 부담에 구매 꺼려
러 기업 루살, 한국 판매도 늘리는 중
이란 전쟁에 원자재 시장 흐름 재편

러시아가 그동안 중국에 팔던 알루미늄을 일본 등으로 돌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전쟁 여파로 재편되는 무역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알루미늄 기업 루살이 중국으로 향하던 일부 알루미늄 물량을 일본과 기타 아시아 시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루살의 이번 움직임은 이란 전쟁이 실물 알루미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와 이란의 공격으로 걸프 지역 최대 제련소 두 곳이 타격을 받으면서 수요자들이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건 중동발 원자재 공급이 부족해진 가운데 수급에 따라 지역 간 프리미엄(웃돈)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측은 이달부터 6월까지 알루미늄에 대해 t당 350~353달러의 프리미엄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1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로이터는 “현물 프리미엄도 함께 급등하면서 생산업체들에게는 수익성 증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프리미엄은 일반적으로 런던금속거래소 가격에 추가로 지불돼 기준 가격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동 지역은 1차 알루미늄 약 700만t을 생산해 전 세계 공급의 약 9%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전체 수입량 210만t 가운데 27%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가장 많은 40만t을 아랍에미리트에서 들여왔다. 러시아산은 6만8000t에 그쳤다. 중국에서는 14만3000t을 수입했다.
일본 측 프리미엄 상승으로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은 수입을 줄이는 모습이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수입량이 향후 몇 달간 줄어들 전망이라고 전했다.
루살의 중국 고객들은 일본 프리미엄을 기준으로 한 가격을 계속 지불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설명했다. 중국 내에서는 더 저렴하게 알루미늄을 살 수 있다.
루살은 알루미늄 공급 경로 변경 여부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가장 많이 사다 쓰는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평균 17만~18만t의 알루미늄을 수입했다.
중국이 수입을 줄이면서 그 만큼의 러시아산 알루미늄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지금 수준의 가격 차이가 유지된다면 이는 불가피하다”며 “걸프 지역 상황으로 인해 루살이 한국 측 구매자에 대한 판매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올해 루살이 중국과 일본에 각각 얼마나 판매할 계획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루살은 지난해 390만t의 알루미늄을 생산했다. 재고까지 방출하면서 1차 알루미늄 및 합금 판매량은 450만t으로 더 많았다.
지난해 기준 루살의 주요 수출 시장은 중국, 한국, 터키였다. 각각 52억 달러, 12억 달러, 8억200만 달러로 전체 매출 148억 달러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서방 측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루살 제품을 대체로 기피해왔다.
알루미늄 프리미엄은 일본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급등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에 t당 약 600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다. 미국에서는 t당 2500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중국 내 알루미늄 가격 상승폭은 비교적 제한적이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알루미늄 가격은 이란 전쟁 이후 4% 미만 상승에 그쳤다. LME 알루미늄이 지난달에만 10%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은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60%를 차지한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로부터 대규모 물량이 유입됐지만 최근 수요 부진으로 SHFE 창고 재고가 6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죽음을 이해하려는 로봇 장의사, 그 인간적인 시선
- “삼겹살에 오돌뼈가”…아내 1시간 엎드려뻗쳐 시킨 남편 구속
- 한밤 경인고속도로 역주행 50대女, 사고 수습하다 참변
- 80원 차이가 만든 1㎞ 대기줄… 최고가격제에 주유소 양극화
- [단독] 의원님이 농사?… 63명 농지 보유
- [속보] ‘장모 살해·캐리어 유기’ 사위 신상 공개…26세 조재복
- ‘친미 과시’ 日, 호르무즈 통과시켜준 이란… 특별대우?
- 대전 오월드 탈출한 2살 늑대 ‘늑구’ 오월드 네거리서 목격
- [단독] 정원오 칸쿤 동행 직원 중용되자 옛 동료가 해촉 민원
- “회사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에 고압 에어건 분사…응급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