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만만찮네”... 아이폰 이어 갤럭시도 수리 난이도 ‘최하위권’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정작 제품의 ‘수리 용이성(Repairability)’ 평가에서는 나란히 최하위권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번 평가는 실제 수리 현장의 현실을 더 잘 반영하는 유럽의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어 양사 모두 점수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단체인 PIRG 교육 펀드는 최신 보고서 ‘2026 수리 등급(Failing the Fix 2026)’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에 D-,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D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조사 대상인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 중 각각 꼴찌와 뒤에서 두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번 보고서의 특징은 기존 프랑스의 수리 지수 대신 유럽연합(EU)의 에너지 라벨링 제품 등록 시스템(EPREL)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다. 분해의 용이성, 전용 도구 필요 여부, 예비 부품 확보 가능성, 수리 매뉴얼의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양사 모두 실제 수리 과정이 제조사들의 홍보만큼 쉽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실제로는 더 긴 기간의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PREL 데이터베이스에는 규정상 최소치인 ‘5년’의 소프트웨어 지원만을 명시해 감점을 받았다. 또한, 애플과 삼성 모두 수리 권리 입법을 반대하는 로비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점이 평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모토로라는 B+ 등급을 받으며 가장 수리 친화적인 브랜드로 선정됐으며, 구글의 픽셀 시리즈는 C- 등급을 기록했다. PIRG 측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며, 제조사들이 화려한 AI 기능만큼이나 수리 접근성 개선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수리 권리 입법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삼성전자가 향후 하드웨어 설계 단계부터 수리 편의성을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지가 관건이라며, 이번 낙제점이 향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지속 가능성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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