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선 넘나든 환율…보험업계, 환헤지 비용·킥스 부담 ‘이중 압박’
고환율에 킥스 하방 압력…단기 충격은 제한적
금감원도 CFO 긴급 점검…변동성 장기화 경계

원·달러 환율이 최근 1500원선을 넘나들다가 다시 1470원대로 내려오는 등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면서 보험업계의 환위험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외채권 등 외화자산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로선 환헤지 비용 부담 확대와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하방 압력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일 대비 33.6원 내린 1470.6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1500원 이상 수준을 유지하는 등 최근까지 고점 흐름을 이어간 바 있다.
보험사들은 최근 몇 년간 듀레이션 관리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해외 채권 등 외화자산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국내 장기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장기 부채를 보유한 보험사 입장에서는 해외 장기채 투자가 사실상 불가피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지난해 보험사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750억 달러로, 2024년 말 655억7000만 달러보다 14.4%(94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보험사들은 외화자산 투자 과정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통상 통화스와프, 선도계약(선물환) 등을 활용해 환헤지를 병행한다.
문제는 환율 급등과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이 같은 헤지 비용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보험사들이 활용하는 환헤지 수단은 만기가 짧은 파생상품이 많은 반면, 투자 대상인 외화유가증권은 장기 자산 비중이 높아 구조적인 만기 불일치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통화스와프 등의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차환(롤오버)을 통해 헤지를 유지해야 하는데, 고환율과 시장 변동성이 겹치면 차환 비용이 상승해 외화자산의 실질 기대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율 상승 자체는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헤지 비용이 더 빠르게 늘어날 경우 실제 수익성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할수록 파생상품 비용 증가가 외화자산 운용 성과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있다. 환율 상승 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증가하면서 요구자본이 늘어나 킥스 비율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환율 상승 시 킥스 비율이 오히려 상승하는 회사는 생보사 3곳에 불과한 반면, 하락하는 회사는 생보사 13곳, 손보사 10곳으로 나타났다.
업권 전반적으로는 환율 상승이 킥스 비율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다만 하락 폭 자체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나신평 분석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0원 상승할 경우 킥스 비율이 하락하는 보험사의 평균 하락 폭은 생보사가 1.7%, 손보사가 0.6% 수준으로 추산된다.
보험사들이 외화유가증권 투자 시 보수적인 환헤지 전략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환율 상승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직접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보험업권 전반의 자본여력은 아직 양호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험업권 평균 킥스 비율은 210.8%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크게 웃돌았다. 생명보험사는 201.4%, 손해보험사는 224.1%를 기록했다.
금융당국도 최근 고환율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보험사 재무담당 임원(CFO)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점검한 바 있다.
금감원은 보험업의 경우 장기 자산 투자 비중이 높고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 규모가 커 시장 변동성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금리·주가·환율 등 주요 경제 변수와 해지율·손해율 등 보험위험을 함께 반영한 복합 위기상황 분석과 단계별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보험업권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증권업권 등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험사는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채권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어 주가 급락에 따른 즉각적인 실적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아서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달러 강세 흐름이 맞물릴 경우 보험사들의 환헤지 차환 부담과 자산·부채 관리 부담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환헤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곧바로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고환율과 변동성이 장기화하면 헤지 비용이 누적되면서 외화자산 운용 수익률과 자본비율에 부담이 커질 수 있어 ALM 전략 전반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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