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 첫 날부터 위태…이란 측 10개 조항 두고 공방

뉴욕(미국)=황윤주 2026. 4. 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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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첫 종전 회담 개최
JD 밴스 부통령이 협상단 이끌기로
이스라엘, 휴전 합의하고선 헤즈볼라 공격
백악관 "이란 10대 요구안 사실 아냐"
이란 국회의장 "협상 전 3개 조항 위반"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을 개최하고 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오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번째 종전 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시작부터 위태로운 모습이다. 휴전 첫날부터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단체 공격에 항의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행의 재봉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이란이 요구한 10개 사항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모습도 나타났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끄는 협상팀이 이번 주말 이슬라마바드 회담에 파견된다"며 "첫 회담은 현지 시각으로 토요일(11일) 아침 개최될 예정이고, 대면 회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협상을 주도하는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등 미국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의견을 중재국을 통해 여러 차례 전달해왔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전쟁을 가장 반대했던 인물로, 물밑에서 휴전 협상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빗 대변인은 "밴스 부통령은 처음부터 이 과정(휴전 합의)에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그는 모든 논의에 참여해왔고, 이번 주말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리는 새로운 단계의 협상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10개 요구안 거짓"…농축 우라늄 관건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첫 번째 종전 회담 날짜가 잡혔지만, 협상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논의할 이란의 10개 조항을 두고 벌써 미국과 이란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알자지라 등을 통해 공개된 10개 조항은 ▲상호 불가침 보장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 유지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1차 제재 모두 해제 ▲2차 제재 모두 해제 ▲안보리 결의안 모두 종료 ▲IAEA 이사회 결의안 모두 종료 ▲전쟁 배상금 ▲역내 미군 모두 철수 ▲레바논(헤즈볼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휴전 등이다.

10개 조항이 공개되자 미국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란의 요구 사항 대부분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악시오스도 공화당 내 강경파에게서는 이란과 합의할 내용을 두고 무엇을 양보할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 생각에 이른바 협상 문서에는 몇 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 것"이라며 "이 제안의 입안자들인 부통령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의회에 나와 협상을 통해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국가 안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설명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레빗 대변인은 "이란 측이 처음에 내놓은 10개 조항은 근본적으로 진정성이 없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으며 완전히 폐기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기한(데드라인)이 다가오고 미군이 매시간 이란을 공격하자, 이란 정권은 현실을 인정하고 협상팀에 완전히 다르고 압축된 합리적인 계획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엑스(옛 트위터)에 "우리가 미국에 대해 품고 있는 깊은 역사적 불신은 미국의 반복적인 약속 위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재까지 이 제안 중 3개 조항이 위반됐다"고 지적했다.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레바논 및 기타 지역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즉각 휴전 ▲이란 영공 침범한 드론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부정 등을 언급하며 미국이 이 조항을 이미 위반했다고 말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으로부터 10개 조항의 제안을 받았다"며 "이것이 협상을 위한 실질적 토대가 되리라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레바논 내 헤즈볼라 공격…트럼프 "합의 내용 아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3년 텔아비브 국방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존재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여부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군사 행동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날 이스라엘은 레바논이 휴전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레바논에 최대 규모의 공격을 단행했다. 레바논은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의 거점이다.

레바논 공격 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에는 아직 완수해야 할 군사적 목표가 남아 있다"며 "합의를 통해서든 혹은 다시 시작될 전투를 통해서든 반드시 달성할 것이다. 언제든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으며 방아쇠에도 손가락이 걸려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입장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PBS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알고 있다며 "휴전 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 문제도 처리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의 타스님뉴스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계속 공격해 휴전 합의를 위반한다면 이란은 휴전 합의를 철회하겠다고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역시 휴전을 중재한 파키스탄 측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휴전 위반 문제를 공식 제기하는 등 임시 휴전은 첫 날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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