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거인’ 인텔, 머스크 ‘테라팹’ 타고 깨어날 수 있을까

손재호 2026. 4. 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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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진 중인 초대형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에 전격 합류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들어설 예정인 테라팹은 머스크 CEO가 인공지능(AI), 로봇, 우주 데이터센터용 초고성능 칩 등을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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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초대형 반도체 기지 사업 합류
“年 1TW 연산능력, AI·로봇 뒷받침”
‘메이드 인 USA’ 결합 효과는 미지수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립부 탄 인텔 CEO가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텔 본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인텔은 7일(현지시간) 머스크 CEO가 추진 중인 초대형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 ‘테라팹’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인텔 X 게시물 캡처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진 중인 초대형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에 전격 합류했다.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머스크 CEO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를 통해 ‘잃어버린 왕좌’를 되찾으려는 인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인텔은 7일(현지시간)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스페이스X, xAI, 테슬라와 함께 테라팹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리콘 팹 기술을 ‘리팩토링’하게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팩토링은 칩 성능이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개발 과정을 뜻한다. 이어 “지난 주말 인텔에서 머스크 CEO를 맞이해 즐거웠다”며 립부 탄 CEO와 머스크 CEO가 악수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탄 CEO도 자신의 X계정에서 “머스크 CEO는 산업 전반을 새롭게 구상하는 검증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테라팹은 앞으로 실리콘 로직과 메모리, 패키징이 제조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들어설 예정인 테라팹은 머스크 CEO가 인공지능(AI), 로봇, 우주 데이터센터용 초고성능 칩 등을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기지다. 테슬라는 현재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으나, 생산은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등에 위탁하고 있다.

기존 공급망만으로는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머스크 CEO 인식이다. 그는 지난달 21일에도 “삼성전자·TSMC 등 기존 업체에 가능한 한 빠르게 생산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확장 속도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테라팹을 짓지 않으면 칩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머스크 CEO는 인텔을 통해 칩 수급 압박을 다소 낮추는 동시에 지정학적인 리스크도 회피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 물량을 양산한 경험이 없는 인텔 입장에서도 머스크 CEO와 손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쳐 재기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인텔 파운드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각인시킬 수 있다.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분석가는 “인텔은 초대형 고객의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테슬라와의 협력은 바로 그러한 사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텔 측은 “초고성능 칩을 대규모로 설계·제조·패키징하는 인텔 역량은 연간 1TW(테라와트) 연산 능력을 생산해 AI와 로봇 공학 발전을 뒷받침할 목표를 가속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대표 기업 간 전략적 결합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테라팹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완공 시점이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인텔의 파운드리 ‘실력’도 검증된 게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이미 수년 전부터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말해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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