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천안에서 축포 막아낸 황승빈

김효경 2026. 4. 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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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열린 챔프전 4차전에서 승리한 현대캐피탈 허수봉(왼쪽)과 황승빈. 천안=김효경 기자

승패는 병가지상사. 코트의 사령관인 세터답게 황승빈은 아픔을 잊고, 승리를 향해 도약했다.

현대캐피탈은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진에어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0(25-23, 25-23, 31-29)으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만들었다. 5차전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현대캐피탈 세터 황승빈은 1·2차전에선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에 비해 토스 안정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3차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러 공격 옵션을 잘 활용했고, 블로킹에도 기여했다. 4차전은 황승빈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준 경기였다. 레오의 퀵오픈 공격성공률이 평소보다 낮았지만 김진영과 최민호의 속공을 활용하면서 블로킹을 분산시켰다. 레오에게도 중앙파이프를 올려주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에이스 허수봉의 공격력도 잘 살렸다. 3차전까진 한선수에 다소 밀리는 듯 했지만, 이 날만큼은 판정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 세터 황승빈. 사진 한국배구연맹


필립 블랑 감독은 경기 뒤 "세터를 바꿀 땐 명분이 필요하다. 속공 배분이 적었을 뿐 모든 토스가 좋아서 교체할 필요를 못 느꼈다"며 황승빈을 칭찬했다. 황승빈은 "(1·2차전을 치른)인천에서 돌아오면서 의지를 다졌다. (블랑 감독님이)천안에서 축포를 터트리지 맣자. 우리 집에서는 그런 일을 하지 말자. 분노를 경기장에서 녹여내자고 하셨다. 그런 마음들이 결과로 나타날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다"고 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된 황승빈은 팀의 고민을 해결했다. 통합우승에 기여하면서 '우승 세터'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이번 시즌도 팀을 잘 이끌었다. 그러나 막판부터 슬럼프에 빠지면서 이준협과 교체되는 횟수가 늘어났다. 황승빈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규리그 6라운드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잃었다는 느낌이다. 볼 컨트롤을 자신감 있게 못하고, '어떻게 잘했었지'란 고민도 하고 있다. 챔프전을 치르면서 느끼는 게 '생각하는 어떤 일이든 일어난다'는 거다. 너무 간절하지만 간절하지 말고, 잘 해야 할 것을 하고 하면 안 되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대캐피탈 세터 황승빈. 사진 한국배구연맹

대한항공에서 데뷔한 황승빈은 한선수와 절친하다. 하지만 지금은 네트를 반대편에 둔 상대일 뿐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선수 형이 상대 코트에 있고 항공 선수들이 한솥밥 먹던 선수들이 있지만 큰 부분은 아니다. 코트에 들어가면 이겨야 하는 상대,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3세트 중반 황승빈은 반격 상황에서 멋진 오픈 공격을 때렸다. 허수봉은 "공을 앞에 두고 체중을 실어서 잘 때렸다. 아포짓 스파이커 같이 길게 쭉 밀어서 잘 때렸다"고 웃었다. 황승빈은 "1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공격이 오늘 나온 것 같다"고 머쓱해했다.

황승빈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획득했다. "그는 FA라는 사실을 잊진 않았지만 챔프전에 몰두하고 있다. 다른 생각 할 겨를이 없다"며 5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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