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매체 위기가 불러온 ‘악마는 프라다2’…메릴 스트리프 “76세 여성 보스 자랑스럽다”

2026. 4. 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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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앤 해서웨이가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꽃구두를 선물 받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안녕하세요!”
20년 전, 전세계 여성들의 가슴에 일에 대한 열정의 불을 지폈던 ‘악마’ 편집장 메릴 스트리프(76)가 한국어 인사를 했다. 8일 서울 광화문 인근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 간담회에서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개봉에 맞춰 첫 방한한 메릴 스트리프는 “6명의 손주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좋아해 매일 노래를 부른다.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접하던 차에 오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자리한 앤 해서웨이(44)도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 방문은 내 오래된 버킷리스트인데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다. 최대한 사람도 많이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2006년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속편으로, 오는 29일 한국에서 전세계 처음으로 개봉한다. 미국 등 북미 개봉일은 5월 1일이다. 전작은 저널리스트 지망생 앤디(앤 해서웨이)가 패션 잡지사 ‘런웨이’ 편집장인 미란다(메릴 스트리프)의 두 번째 비서로 채용되며 험난한 사회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새 영화는 20년차 저널리스트가 된 앤디가 미디어 환경 변화 탓에 실직하면서 시작한다. 마침 온라인에서 예상치 못한 스캔들로 위기를 만난 ‘런웨이’가 앤디를 전략적으로 영입하며 둘은 다시 함께 일하게 된다. 여전한 일 중독자이자 독설가인 미란다가 앤디를 알아보지 못하자, 옆에 있던 나이절(스탠리 투치)이 “수많은 에밀리(미란다의 비서를 통칭하는 말) 중 하나였다”고 설명하는 장면은 예고편의 백미로 꼽힌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기자간담회가 열린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배우 메릴 스트리프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릴 스트리프는 “전작이 나온 2006년은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이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 저널리즘이나 인쇄 업계, 엔터 업계를 많이 바꿔놨다. 영화에서 미란다는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를 수익성 있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제작사 디즈니에 따르면, 데이비드 프랭클린 감독은 “해가 갈수록 쇠퇴하는 인쇄 저널리즘의 현실을 지켜보며 탐구하다가 캐릭터들의 재회를 그려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란다가 자신이 쌓아 올린 명성과 업적이 무너지는 과정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가 흥미로운 지점이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프랭클린은 전작과 속편을 모두 연출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의 한 장면. 배우 메릴 스트리프(왼쪽)와 앤 해서웨이가 위기를 맞은 패션 잡지사 '런웨이'에서 다시 만났다.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미디어 환경은 바뀌었지만 커리어 우먼들의 일을 향한 사랑과 열정은 그대로다. 앤 해서웨이는 “속편에서 앤디는 기자로서 자신이 원한 삶과 경력, 자신감을 충분히 쌓은 상태에서 미란다의 잠재적인 파트너로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메릴 스트리프는 “까칠한 여성 보스가 흔치 않던 20년 전 미란다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76세가 된 현재도 여성 보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달라진 관계도 있다. 미란다 밑에서 고생을 도맡아 하던 비서 에밀리(에밀리 블런트)가 속편에선 명품 브랜드의 임원이 돼 나타난다. ‘런웨이’의 목숨 줄을 쥔 광고주로, 미란다와 갑을 관계가 뒤바뀐다. 다시 한번 업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미란다와 앤디가 ‘빌런’으로 변모한 에밀리에 맞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담길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 사람은 K컬처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언급했다. 앤 해서웨이는 “현재는 한국이 패션과 뷰티, 음악 등 많은 분야에서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끌고 있다”며 “내가 기획 에디터라면 한국의 이런 풍부한 콘텐트를 다룰 것 같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 인터뷰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메릴 스트리프는 “LA에서 한국 바비큐 레스토랑을 자주 가며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이어 “나는 자라면서 다른 문화권의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요즘엔 손주들로부터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듣게 된다. 전 세계가 연결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사람은 전통 꽃신을 재해석한 하이힐을 선물 받고 “판타스틱하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기자간담회가 열린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행사장에 배우 메릴 스트리프와 앤 해서웨이가 선물 받은 꽃신을 재해석한 하이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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