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마 이어 늑대 탈출... 환경단체 "대전 오월드 운영 중단해야"

장재완 2026. 4. 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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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늑대 탈출 사건 관련 "퓨마 '뽀롱이' 사살 사건 재현 우려"

[장재완 기자]

 대전 오월드에서 8일 오전 새끼 늑대 한마리가 탈출해 관계 당국이 수색·포획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오월드 홈페이지에 게시된 한국늑대 사진(자료사진).
ⓒ 오월드
대전 오월드에서 8일 늑대 1마리가 탈출한 가운데, 대전충남녹색연합이 "반복되는 동물 탈출 사고는 대전오월드의 책임감 없는 운영을 보여준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 단체는 이번 사고를 2018년 퓨마 '뽀롱이' 탈출·사살 사건과 연결해, 오월드가 근본적인 운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또다시 같은 유형의 사고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오전 9시 20분쯤 오월드 늑대사에서 늑대 1마리가 탈출했다"며 "오월드 측이 소방당국에 신고한 10시 10분쯤부터 오후 3시가 넘은 시점까지도 탈출한 늑대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탈출한 늑대가 이미 대전 시내 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고, 종 특성상 장시간·장거리 이동도 가능한 만큼 시민 안전과 늑대의 안전 모두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뽀롱이 사태 재현 우려...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 반복되는 사고"
 지난 2018년 9월 18일 2010년 대전 오월드에서 태어난 암컷 퓨마 뽀롱이가 동물원 우리를 탈출했다가 4시간여 만에 사살됐다. 8년간이나 갇혀 지낸 뽀롱이는 직원 실수로 우리가 잠기지 않아 탈출했고, 결국 경찰 특공대까지 동원된 수색 끝에 이날 밤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이에 대한 한 네티즌이 관련 기사에 단 댓글을 '오마이뉴스 에디터스 초이스'에서 소개한 그래픽이다.
ⓒ 오마이뉴스
이들은 이번 늑대 탈출이 지난 2018년 9월 퓨마 뽀롱이 탈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뽀롱이는 사육사가 실수로 열어놓은 방사장 문을 통해 탈출했고, 4시간 30여 분 만에 사살됐다. 이후 특별감사 결과 오월드가 근무 명령과 안전수칙 등을 위반한 채 운영된 사실이 드러나 1개월 폐쇄 명령까지 받았다. 이후 울타리 높이 조정과 출입문 2중 보강, CCTV 추가 설치 같은 부분적 대책만 내놨을 뿐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동물의 생태에 맞지 않는 사육환경, 지속적인 번식으로 개체 수를 늘리면서 적은 인력으로 동물을 관리하는 구조 등 운영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사고를 재발생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순한 시설 보강만으로는 동물 탈출과 같은 중대한 사고를 막을 수 없고, 동물 복지와 사육 환경, 운영 철학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현재 대전시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공사채 3300억 원을 발행해 오월드를 놀이시설 중심 테마파크로 바꾸려 하고 있는데, 그 계획 안에는 늑대사파리 옆 글램핑장 조성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는 동물과 관람객 모두에게 안전하지 못한 계획"이라며 "대전시가 여전히 동물을 오락거리, 구경거리, 체험거리로만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놀이시설 확대보다 생명 존중 먼저"... "오월드 재창조 사업 재검토해야"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녹색당, 정의당 대전시당,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 노동당 대전시당, 푸릇한밭,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오전 대전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에 대해 '놀이시설 중심 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비판하며, 전면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했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들은 공영동물원이라면 시민들에게 야생생물에 대한 이해와 존중, 생명 공존의 가치를 교육하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현재 오월드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물 본성을 거스르는 좁은 방사장에 가두고, 지속적인 소음과 사람들의 시선 속에 노출시켜 정형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놀이시설만 더 확대하는 것은 결국 또 다른 참사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관련 법률도 언급했다. 이들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의6 3항에 '사육동물을 이송·운반하거나 사육하는 과정에서 탈출·폐사에 따른 안전사고나 생태계 교란 등이 없도록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규정돼 있다며, "뽀롱이 사살과 이번 늑대 탈출은 대전시가 오월드의 책임 있는 운영 대책 마련에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늑대 사파리 옆에 글램핑장을 만드는 오월드 재창조 사업은 참사를 재생산하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대전시에 대해 "이번 늑대 탈출 사건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재창조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대전충남녹색연합은 탈출한 늑대의 무사 송환도 요구했다. 이들은 "뽀롱이와 같은 사살 사태는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며 "시민들의 안전과 늑대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반복되는 동물 탈출이 오월드에 요구하는 것은, 동물 본성을 거스르는 구경거리 감옥이 아니라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보호소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도시공사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
 8일 오전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에서 새끼 늑대 1마리가 탈출했다. 이에 따라 시설 측은 즉시 관람객 전원을 퇴장시키고 금일 운영을 중단했다. 사진은 오월드 홈페이지 안내문.
ⓒ 오월드
한편, 이번 늑대 탈출 사건과 관련해 오월드 운영사인 대전도시공사는 같은 날 설명자료를 통해 사고 경위와 대응 상황을 밝혔다.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사파리 내 2024년생 수컷 늑대 1마리가 사라진 사실이 CCTV를 통해 확인됐으며, 해당 개체는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오전 9시 40분쯤 원내에서 늑대가 발견되자, 오월드 측은 입장 대기 중이던 관람객들을 즉시 귀가 조치하고 자체 수색에 나섰다. 이어 오전 10시 10분 소방과 경찰, 대전시 등 관계기관에 신고가 이뤄졌으며, 오전 10시 46분부터는 현장에 지휘소를 설치하고 합동 수색 작업을 본격화했다.

오후 1시쯤에는 오월드 사거리 인근에서 늑대가 발견돼 현장 대응이 이어졌다.

이번 수색에는 경찰 110명, 소방 37명, 오월드 자체 인력 100명 등 총 200여 명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대전도시공사는 "4월 8일 발생한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으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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