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블랙홀 속…외교부, 원자력협정 개정 TF 사무실 차렸다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11층 1104호. 외교부가 지난 7일 한·미 원자력협정 재개정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 사무실을 정식 개소했다. 미국의 외교 역량이 중동 사태에 집중되면서 자칫 동력을 잃을 수 있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협의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차분히 준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8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외교부 청사 내에 임갑수 한·미 원자력협력 정부대표가 이끄는 TF 사무실이 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임 대표가 한국의 원자력 발전 연료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미국과 협상할 정부 대표로 임명된 뒤 3개월여 만에 TF가 정식 공간을 갖추면서 대미 협상팀의 진용을 갖추게 된 것이다. TF는 지난 3월 원자력협력 부대표로 임명된 김지훈 부대표가 임 대표를 보좌하며 실무를 총괄하는 구조다.
현재 정부는 중동 위기로 인해 미 측의 관심이 한·미 간 안보 합의 후속 조치에서 멀어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도출한 한·미 정상 간 합의물인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당초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미 측 실무 협상단이 올해 초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내 사정으로 일정이 계속 지연되며 협상의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 측 협상팀은 먼저 움직였다. 임 대표와 김 부대표 등은 지난달 중순 워싱턴을 방문해 미 국무부 및 에너지부 관계자들과 만나 상황을 점검하고 조속한 실무 협상 착수를 촉구했다. TF는 향후에도 미 측에 지속적으로 협의를 요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 달 예정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한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외교가에선 정부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의 원자력 이용이 비확산 원칙에 부합한다는 점을 부각하며 국제적 명분 쌓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런 움직임이 핵 추진 잠수함 도입 논의를 위한 토대 마련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일 아시아태평양핵비확산군축네트워크(APLN) 기고를 통해 “한국의 핵연료 주기 현대화와 핵 잠수함 도입은 모두 철저히 핵확산금지조약(NPT) 테두리 내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달 27일부터 5월 22일까지 4주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개최 예정인 NPT 평가 회의를 앞두고 한국의 행보가 핵무장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외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금 월 350도 소용없다” 은퇴자 65명이 알려준 최악 직업 | 중앙일보
- 아들 수익률 8224% 만들었다, 40억 파이어족 엄마 ‘존버 종목’ [더파이어③] | 중앙일보
- 손발 찼을 뿐인데 암이었다…암 이긴 의사부부 ‘매일 먹은 것’ | 중앙일보
- 배우 오연수 또 일냈다…“나라에서 주는 상 두번째 받아” 무슨 일 | 중앙일보
- '29금 영화' 따라하며 아내와 성관계…그 남편 법정 선 이유 | 중앙일보
- 수원역에 걸린 회장님 ‘어록’…MZ들 수백만 번 다시 보는 이유 | 중앙일보
- 박성광 “고 박지선 떠난 후 우울증”…신동엽과 하늘 향해 손인사 | 중앙일보
- [단독] 일하면 194만원, 쉬면 198만원…‘실업급여 역전’ 손본다 | 중앙일보
- “원장이 돈 내고 병가 쓰래요” 아파도 출근하는 유치원 교사들 | 중앙일보
- 서유리 “스토킹 피해자가 피의자 됐다” 억울함 토로…무슨 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