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각도" '1500K' 류현진이 온몸으로 보여준 '피칭 레슨'

김식 2026. 4.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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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는 전혀 다른 투수다."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이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6이닝 4피안타 2볼넷 2실점 10탈삼진을 기록한 뒤 중계사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KBO리그 한 경기에서 삼진을 10개 이상 잡은 건 메이저리그(MLB) 진출 전 마지막 경기(2012년 10월 4일, 12탈삼진) 이후 4933일 만이다.

지난해 KBO리그를 평정했던 코디 폰세는 MLB 시절 류현진의 피칭을 보고 광팬이 됐다. 한화 제공

7일 SSG전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한화 제공

2013년부터 11년 동안 MLB에서 뛰다 2024년 한화에 복귀한 류현진은 세 시즌째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마흔 살 가까운 나이가 됐지만,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빅게임을 책임질 투수는 그뿐이었다. 

SSG전에서는 삼진을 10개나 잡아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삼진 10개 이상을 잡은 경기가) 언제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MLB 진출 전과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투수인 것 같다"며 "그때는 힘을 앞세웠다. 지금은 (투구) 속도보다 각도, 스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146㎞/h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평균 구속은 140㎞ 초반대. 10년 전에 비하면 10㎞/h 가까이 느려졌다. 스스로도 "삼진 잡는 능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정확한 제구와 현란한 공배합으로 SSG 타선을 압박했다.

겸양의 말과 달리 류현진은 MLB에 가기 전에도 힘을 앞세우는 투수가 아니었다. 투 피치(패스트볼, 체인지업) 스타일에 가까웠으나, 제구가 워낙 뛰어났다. 미국에서 세계 최강의 타자들과 상대하며 컷 패스트볼, 커브 등을 장착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로 보완한 것이다.

WBC 대표팀 선수 중 일부는 소속팀 지금도 적잖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자신의 속도와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하면서, 잘 먹고 쉬었다"는 그는 정규시즌 2경기에서 삼진 14개를 잡으며 이 부문 2위(1위는 KT 위즈 고영표 16개)에 올라 있다. 

류현진은 SSG전 호투로 KBO리그 246경기 만에 통산 1500탈삼진을 달성했다. 이는 선동열이 1994년 5월 22일 작성했던 종전 기록(301경기)을 뛰어넘은 것이다. 아울러 송진우가 가지고 있던 최고령 1500탈삼진(36세 5개월 26일, 류현진은 39세 13일) 기록도 경신했다. 19세 나이에 '몬스터'로 데뷔했던 류현진이 20년이 지나 온몸으로 '피칭 교과서'를 쓰고 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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