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채용 확정’ 앞세운 마이크론…서울·건국·연세대 찍고 고려대까지 'K-공대생' 겨냥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가 국내 핵심 공과대학을 겨냥해 신입 엔지니어 확보에 나섰다. 과거 경력직 스카우트에 치중했던 인재 영입 전략이 이제는 대학 졸업 단계의 ‘뿌리’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전환된 모양새다.
마이크론 메모리 재팬(Micron Memory Japan)은 지난 2일 서울대학교를 시작으로, 지난 7일 건국대학교, 8일 연세대학교 현장 면접과 채용 설명회를 마쳤다. 오는 9일 고려대를 찾는다. 한국 최상위권 공대 인력 풀을 열흘 남짓한 시간 안에 모두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채용은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마이크론의 차세대 D램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거점에 투입될 정규직 엔지니어다. 마이크론은 현재 HBM3E 양산 수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거친 인력을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하고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마이크론이 내세운 무기는 ‘파격적인 속도’와 ‘간소화된 절차’다. 마이크론은 이번 리크루팅 공고를 통해 현장 면접 후 당일 한 번의 면접으로 채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이 서류 전형 이후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나 SK종합역량검사(SKCT) 등 복잡한 인적성 검사와 다차원 면접을 거치며 수개월을 소모하는 것과 대비된다.
마이크론의 이러한 행보는 일회성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말 마이크론 대만(Micron Taiwan) 법인은 국내 거점 국립대와 주요 사립대를 순회하며 무려 98명의 한국 졸업생을 채용해 타이중과 타오위안 공장에 배치했다. 일본과 대만 법인이 번갈아 가며 한국 대학가를 공략하는 사이, 국가 예산과 기업 지원으로 육성된 국내 반도체 핵심 인재들이 고스란히 경쟁국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반도체 인재의 ‘사관학교’로 전락했다. 한국의 우수한 교육 시스템이 빚어낸 성과를 채 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라며, “마이크론처럼 파격적인 채용 속도를 도입하거나, 해외 근무 기회 및 유연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신입 인력 경쟁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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