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정말 열릴까…이란 “2주간 통과하지만 이란군과 조율해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해협의 실제 개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 측은 ‘개방’이라는 표현과 달리 통제권 유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되면 (이란의) 방어 작전도 중단할 것”이라면서도 “2주 동안 해협 통과는 가능하지만, 이란군과의 조율 및 기술적 제한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군이 선박 통과를 계속해서 관리·통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조건부 개방은 군사적 변수와도 맞물려 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현지 매체 하레츠에 “휴전을 준수할 것이지만 전쟁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 했다”고 밝혀, 향후 군사 행동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충돌이 재개될 경우 해협 재봉쇄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도 완전한 개방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통과를 시킨다고 했지만 이란군과 조율, 기술적 제한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조건부 통과를 공식화한 것”이라며 “이란 입장에서는 주권을 유지하면서 선별적으로 통과시키겠다는 제어장치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이를 자유 항행 확보로 해석하고, 이란은 통제권 유지로 해석하는 서로 다른 해석의 타협 구조”라며 “결과적으로는 이란이 해협의 밸브를 쥔 상태”라고 평가했다.
대니 시트리노비츠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도 가디언에 “애초에 완전히 봉쇄되지 않았던 해협의 통제된 개방은 (미국의) 전략적 승리가 아니다”라며 “이란의 정권은 유지되고 미사일 능력도 남아 있으며 고농축 우라늄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AP통신 역시 “이란이 세계 에너지 공급에 핵심적인 해협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많은 긍정적인 조치와 큰 수익이 있을 것이며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며 “호르무즈해협의 완전하고 안전한 개방을 전제로 2주간 공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협 통행료를 미국이 가져갈 수 있다는 전날 발언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휴전 자체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전쟁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방아쇠에 손을 얹고 있다”고 밝혀 조건부·임시적 휴전임을 강조했다.
실제 휴전 발표 직후에도 긴장은 즉각 해소되지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의 발표 직후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예리코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란이 여전히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스라엘군 관계자의 전언이 나왔다. 동시에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등 중동 전역에서도 미사일 경보가 울리며 경계 태세가 이어졌다.

이희수 교수는 향후 협상 전망과 관련해 “현재 이란은 전쟁 피해로 자금 압박이 큰 상황”이라며 “전쟁 배상금 요구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대안으로 해협 통과 문제와 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 등이 연계된 협상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2주는 본격 합의가 아니라 서로 조건을 탐색하는 기간으로, 이후 협상 결과에 따라 해협 통제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적대국의 핵 보유를 절대 불허한다’는 베긴 독트린을 내세운) 이스라엘은 최대한 타격을 이어가려는 전략이지만, 미국이 협상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전면 공격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종전 국면에서는 미국과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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