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만서 들였다는 ‘이우환 그림’… 관세청은 “통관 내역 없음”

구자창 2026. 4. 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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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게 공천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검사의 항소심에서 이우환 화백 그림의 진위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검사 측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박정제)에 이 화백 그림을 대만에서 국내로 반입했다는 이모씨의 2022년 6월 16~25일 미술품 수입신고 및 통관 내역 등을 관세청에 조회해달라는 내용의 제출명령 신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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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논란에 휩싸인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800298’. 대만 경매 업체 ‘이써리얼 옥셔니어스’ 홈페이지 캡처

김건희 여사에게 공천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검사의 항소심에서 이우환 화백 그림의 진위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김 전 검사가 2023년 2월 김 여사에게 시가 1억4000만원 상당의 이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 진품을 전달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검은 이 그림이 대만에서 국내로 반입된 것으로 파악했는데, 김 전 검사 측은 이와 관련된 관세당국의 통관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검사 측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박정제)에 이 화백 그림을 대만에서 국내로 반입했다는 이모씨의 2022년 6월 16~25일 미술품 수입신고 및 통관 내역 등을 관세청에 조회해달라는 내용의 제출명령 신청서를 냈다. 김 전 검사 측은 작가명이 ‘이우환(Lee Ufan)’으로 신고된 내역, 품명에 ‘From point(점으로부터)’ 또는 ‘From point No.800298’으로 기재된 내역이 있는지도 파악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지난 6일 법원에 ‘통관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통관 조회 결과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특검 조사에서 대만 ‘이써리얼 옥션이어스(Ethereal Auctioneers)’를 통해 이 화백 그림을 약 3700만원에 낙찰받아 국내에 들여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화백 그림을 해외에서 통관 절차를 거쳐 들여왔고,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직접 수령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그림은 해외에서 통관해서 들어온 게 확실한가’라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확답했다.

김 전 검사 측이 통관 조회 기간을 2022년 6월 16일부터 25일로 정한 것은, 이 무렵 송금과 국내 반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같은 해 6월 16일 홍콩에 소재한 수취인에게 2만8567달러를 송금했고, 또다른 사건 관계자인 임모씨는 그림의 진품 감정의뢰서에서 반입 일자를 6월 25일로 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상민 전 검사. 윤웅 기자


김 전 검사 측은 ‘통관 내역이 없다’는 관세청 조회 결과에 따라 이씨의 법정 진술이 허위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 전 검사 측 변호인은 “대만 옥션에서 산 그림의 대금을 홍콩 계좌로 보냈다는 것부터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며 “애초 국내에서 생산된 위작이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씨가 2022년 7월 4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에 제출한 감정의뢰서 기재 내용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임씨는 의뢰서에서 소장 경위에 대해 ‘일본에서 들어온 작품’이라고 기재했는데, 이는 대만 경매 사이트에서 낙찰받았다는 이씨 진술과는 상충하는 대목이다. 의뢰서에는 ‘이씨의 소개로 이우환 선생님 지인으로부터 직접 의뢰 받아 판매된 작품’이라는 내용도 적혔다.

김 전 검사 측은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할 때 문제의 그림은 위작일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가액도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청탁금지법은 100만원 이상 금품수수 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김 전 검사 측 변호인은 “특검은 고가 미술품을 해외에서 국내로 반입하는데 필수적인 수입신고필증이나 관세 납부 내역 등 객관적인 통관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피고인 측에서 제출명령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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