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더 싸게 살 수 있습니다”…미트박스가 AI 챗봇 꺼낸 이유는 [쿠키인터뷰]

이다빈 2026. 4. 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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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B2B 유통 플랫폼 미트박스, AI 챗봇 ‘에임(AI.M)’ 론칭
제품 정보‧시세‧가격 예측부터 제품 추천까지…영수증도 분석
“사장님에 ‘제대로 된 가격으로 사업하고 있는지’ 솔루션 제공”
미트박스글로벌 플랫폼개발그룹장이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임은재 기자 


“사람같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고객 옆에서 컨설팅을 해주고자 이번 서비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사장님들의 판매전표나 영수증을 찍기만 해도 어떤 선택이 유리한지 추천을 해드립니다.”

이재성 미트박스 플랫폼개발본부장은 3일 쿠키뉴스와 만나 AI 챗봇 서비스 ‘에임(AI.M)’ 출시 배경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B2B 축산물 유통 시장에도 ‘AI 컨설턴트’가 등장했다. 축산물 B2B 유통 플랫폼 미트박스는 AI 챗봇 기반 가격·수요 예측 서비스를 앞세워 사업자의 구매 판단까지 개입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트박스는 2014년 출범 이후 축산물 유통시장의 온라인화를 통해 다단계 구조와 정보 비대칭 등 기존 시장의 비효율을 해소해왔다. 2024년 기준 연간 구매 고객 수 6만9400명, 판매 품목 수 8만3000개 이상, 거래액 4857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축산물 B2B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AI 서비스 도입을 통해 단순 거래를 넘어 사업자의 의사결정을 돕는 ‘AI 컨설턴트’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미트박스는 앞서 2024년 MIT(Meatbox Insight Tech-Service) 데이터 서비스를 구축하고, 지난해에는 앱 내 검색·추천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 그 결과 검색량이 80% 증가하는 등 변화가 나타났다. 기존에는 고객들이 관성적으로 동일 상품을 반복 구매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검색 기능 고도화 이후에는 다양한 품목을 비교·검토하는 구조로 변화했다.

이 같은 변화는 AI 도입으로 이어졌다. 미트박스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축산물 B2B 시장 특성을 고려해 보다 직관적이고 능동적인 서비스 접근 방식을 고민해왔다.

이 본부장은 “우리 고객은 보수적이면서도 소극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시장 특성상 40~50대 이상 비중이 높다 보니 불편함을 느껴도 말로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AI를 통해 직접 컨설팅을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AI 챗봇 ‘에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서비스다. 사용자는 챗봇에 간단한 질문만으로 제품 시세와 정보, 추천 및 가격 예측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기존에는 고객들이 납품받는 제품의 가격을 따져보거나 거래처를 바꾸고 싶은 경우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AI 챗봇 서비스에서는 납품 전표나 영수증을 촬영해 업로드하는 것만으로도 납품 가격을 시세와 비교하고, 대안 상품을 추천받는 등 컨설팅을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단순 상품 추천을 넘어 해당 상품을 구매했을 때의 메리트와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한 비축 시점까지 함께 안내한다.

이 본부장은 “2분기에는 개인화로 연결돼 기존 거래 이력을 기반으로 정보를 확인해주는 기능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고객이 어제 1만원에 샀는데 현재 시장에서는 9000원에 살 수 있고, 한 달 뒤에는 1만1000원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면 어느 시점에 구매하는 것이 좋은지도 안내해주는 기능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에는 구매를 위해 클릭하고 장바구니에 담는 복잡한 단계를 개선해, 회원이라면 버튼 한 번으로 구매까지 해결되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최종적으로는 STT(음성인식)를 통해 ‘이런 내용이 있으니 나에게 추천해주고 구매해줘’라고 말하면 추천과 구매까지 한 번에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번 AI 서비스는 미트박스의 데이터 플랫폼 MIT를 기반으로 한다. 이에 더해 플랫폼 내 거래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 국내외 축산 시장 데이터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미국육류협회(USDA), 검역량 및 관세 정책 등 다양한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가격과 수요를 예측한다.

이 본부장은 “고객에게 평균가 등 기준을 알려주면 선택의 폭이 보다 명확해진다”며 “이후 영수증 분석을 통해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이 데이터가 축적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해당 상품을 직접 제공하거나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더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트박스글로벌 플랫폼개발그룹장이 새로운 AI 챗봇 서비스 ‘에임’을 선보이고 있다. 임은재 기자 


“적절한 선택을 하고 있나” 솔루션 제안…소상공인 상생도

이미 B2B 플랫폼과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 추천이나 AI 챗봇 서비스 도입이 보편화된 상황이다. 다만 미트박스의 이번 챗봇 서비스는 B2B 시장에서의 의사결정 방식 변화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B2C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배송 등이 주요 선택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B2B 시장은 거래 관성과 신뢰가 더 크게 작용한다. 실제로 재구매율이 80%에 달하는 미트박스의 경우, 고객인 식당·정육점 사업자들은 기존 상품 품질 변동에 대한 우려로 품목 변경에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 미트박스는 이러한 특성에 주목했다.

이 본부장은 “고객들이 주관적인 가치 판단을 하더라도 축산물 품질 관련 자료를 다 따져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다른 플랫폼과 유사하게 접근하면 우리 서비스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AI를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어떻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투자 시장에서 ‘펀드매니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금 제대로 된 고기를 사서 사업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여태까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해석해 주지 못했다”며 “여러 사람의 의견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결국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트박스는 AI가 객관적으로 판단해 제공하기 때문에 현재 사업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더 나은 운영을 위해서는 어떤 가격 전략이 필요한지를 알려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트박스는 높은 재구매율을 기반으로 한 B2B 플랫폼으로서, 고객이 “지금 내가 적절한 선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채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이 강화될수록 고객 접점은 더욱 공고해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락인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 본부장은 B2B 플랫폼으로서 소상공인과의 상생도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를 통해 가격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격 측면에서 미트박스가 일정 부분 출혈을 감수하면서 노력하려고 한다”며 “소상공인이 살아야 저희 고객도 유지되기 때문에 상생이 중요하다. 미트박스는 사회적 공공재에 가까운 역할을 하고 싶다. 이런 가치관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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