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범” 누가 먼저 ‘딜’ 했나…박상용·서민석 진실게임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과정에서의 진술 회유 의혹을 놓고 통화녹음을 공개한 서민석 변호사와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통화녹음에는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를 종범으로 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주범으로 하는 방향으로 형량거래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통화녹음 내용에 대한 해석과 2차 종합특검으로 넘어간 수사의 적정성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양측 주장의 간극이 크다 보니 장외 설전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누가 먼저 제안했나

박 검사와 서 변호사는 각각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일단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를 주범으로 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과 그 대가를 누가 먼저 요구했는지부터 엇갈린다. 박 검사는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에서 단독으로 연 청문회에서 “서 변호사가 당시 이재명 지사를 주범, 자신을 종범으로 격하시켜서 사실상 석방되게 해달라고 했다”며 “서 변호사 쪽에서 이 전 부지사를 방조범으로 의율해주기 바라는 일종의 ‘딜’을 해온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서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종범으로 의율해달라고 먼저 제안했다”고 밝혔다. 2023년 6월 19일 이뤄진 통화에서 박 검사는 “(다 자백을 하지 않으면) 종범은 절대 할 수가 없다. 당연히 무슨 제보자 이런 건 당연히 안 된다”고 말한다. 서 변호사가 먼저 이 전 부지사를 공범에서 빼달라고 했기 때문에 이 같은 대화가 가능했다는 게 박 검사 입장이다.

반면 서 변호사는 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사가 먼저 전화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서 의뢰인에게 도움이 되겠구나 싶어 얘기를 들은 것이다”고 주장했다. 오마이TV 유튜브에 출연해선 “제가 먼저 전화할 이유가 별로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박 검사 측이 필요한 진술을 요구하면서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게 서 변호사의 주장이다.
박상용 “법 설명” VS 서민석 “회유·압박”
회유와 압박의 실체를 놓고도 박 검사와 서 변호사는 팽팽히 맞서고 있다. 2023년 5월과 6월 두 차례 통화에서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부인을 해서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 그러면 저희는 한 10년 이상 구형을 할 것”이라거나 “지금 추가 수사들은 다 못 하게 막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뉴스1 인터뷰에서 “당시 수사가 계속 (여러 의혹으로) 번지고 있었다”며 “다른 수사팀에 있는 검사들에게 ‘본류 사건이 이건데 오늘 자백한다고 한다’는 취지로 말해 일종의 스탠바이를 시킨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앞서 JTBC 인터뷰에서도 “(특가법상 뇌물죄의) 최저 형량이 10년”이라며 “법을 설명한 것에 불과하고, 만약에 위협을 하려고 했으면 법정 최저한을 얘기하면서 위협하진 않았을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서 변호사는 YTN에서 “제가 사법연수원에서 3년간 형사 교수로 일하고, 형사 총괄도 했다. 저한테 법률을 설명할 이유는 없고, 마치 설명하는 듯하면서 당신이 진술하지 않으면 검찰에서 이렇게 할 거라고 압박하거나 회유하는 내용”이라며 “나를 협박하고 회유한 게 아니라 이 전 부지사에게 먼저 압박과 회유를 했고, 그 얘기를 저하고 하면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편집된 녹음파일 짜깁기?
공개된 녹음파일의 형식을 놓고도 판단이 엇갈린다. 박 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거절하는 부분은 삭제하고, 이화영 종범 부분만 부각해 마치 형량 거래를 제안한 것처럼 말 그대로 짜깁기한 것”이라며 “모자이크 타일 조각 하나로 전체 그림을 논하는 것이 난센스인 것과 마찬가지로 한마디 말을 떼어 회유니 거래니 하는 건 그 자체가 허위·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 변호사는 “녹음 파일이 공개됐을 때 그걸 부인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방법이 짜깁기라고 트집 놓는 게 아닌가 싶다”며 “국정조사에서 먼저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전체 공개가) 다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날 서울고검에 녹음파일을 제출하면서는 원본을 모두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외압 없어” VS “거대한 음모”
쌍방울 대북송금 진술 회유 의혹이 2차 종합특검의 수사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놨다. 전날 권영빈 특별검사보는 “지난달 초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해 사건 이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본인 또는 타인 사건의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제기 절차에 관해 적법절차를 위반하거나 수사기관 권한을 오남용하게 한 혐의를 수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뉴스1에 “국정원을 압수수색했는데 그 내용을 보고받지 못 한다면 민정수석실은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 것이냐. 일상적인 업무를 한 것도 무조건 죄가 된다고 하는 마당”이라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의 수사 지시나 압력은) 일절 없었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수준의 수사 관련 보고가 대통령실에 이뤄졌을 수는 있지만, 수사에 대한 외압 행사는 없었다는 뜻이다.
서 변호사는 YTN을 통해 “특검 수사 대상인지 아닌지는 제가 알지 못 하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대북송금 수사 당시 거대한 세력에 의한 음모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은 처음부터 했다. 검찰이 필요한 대답을 정해놓고 회유하는 건 우리 법체계에 맞지 않는데 그런 준비된 계획이 있지 않으면 가능했을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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