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범죄… 한국적 현상인가 글로벌 흐름인가

국제 이단 사이비종교 시장의 흐름을 한국 이단들이 주도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 이단의 폐해가 심각한 아프리카 우간다와 중남미 코스타리카를 방문했다. K컬처의 인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서식지와 생태계를 확장하는 다수의 K이단들을 목격했다.
우간다의 경우 2015년 27명이던 신천지 신도 수가 10년 만인 지난해 무려 8400명으로 증가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와 함께 아프리카 최대 거점이 됐다. 중남미에는 하나님의교회와 구원파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하나님의교회는 환경보호 활동 등을 매개로, 그리고 박옥수 구원파 유관 국제청소년연합(IYF)은 정부, 언론, 교육 공무원을 통한 하향식 포교 전략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이단들의 성공적인 세계화에 주목해온 해외 언론들은 통일교가 연관된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 사건, 신천지의 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산 사건, 그리고 최근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논란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에 왜 범죄적 이단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한국 이단들이 어떻게 세계화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한국 이단들은 대단히 한국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불안정한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셀 수 없는 자칭 한국인 하나님, 그리스도, 성령이 한국 중심적 코드를 드러내며 꾸준히 생성하고 소멸해 왔다.
첫째 한국 이단들은 재림주가 한국인(韓國人)이라고 주장한다. 통일교 문선명은 “공자, 예수, 석가가 모두 자신의 부하”(1976년)이고 “자신과 부인 한학자가 구세주, 메시아”(1992년, 2002년)라고 주장했다. 문선명 사망 후 한학자는 자신을 “6000년 만에 탄생한 독생녀”로 신격화한다. 신천지 이만희는 자신을 “늙지도 죽지도 않고 영원히 사는 보혜사, 그리스도이며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통해 신격화된 교주의 사리사욕과 안위를 위해 위법 행위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둘째 재림주가 출현할 곳은 한국(韓國)이라고 주장한다. 통일교 문선명과 신천지 이만희 모두 성경에 나타난 동방이 한국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메시아로 한반도에 온 필연성을 강조한다. 통일교와 신천지는 종주국 한국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고액 헌금 강요와 불법적인 정치권 유착도 마다하지 않았다.
셋째 성경의 불완전함을 보완하고 완성하는 새로운 계시의 말씀도 한국어(韓國語)로 기록돼 있다고 주장한다. 통일교의 원리강론은 온 세상의 언어가 재림주의 언어인 한국어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천지의 ‘계시록의 진상’은 ‘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 같은 정체불명의 민간 속설까지 벤치마킹하고 업그레이드해 자신만의 교리를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이단 교리는 사회적 그리고 법적 가치를 무력화하고 불법과 범죄를 합리화하며 도덕적 불감증으로 무장한 종교적 확신범을 양산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메시아는 한국인이고 메시아가 출현한 곳은 한국이며 새로운 계시의 말씀이 한국어로 기록돼 있다고 주장하는 한국 이단들이 성공적으로 세계화하면서 지구촌 곳곳에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지에서 통일교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정치권 유착 논란과 정신적·금전적 착취 논란을 초래했다. 중국 정부는 통일교를 공식적으로 사교(邪敎)로 지정했다. 신천지 역시 위장 및 거짓말을 동원한 포교 활동으로 인해 동포들이 다수 거주하는 북미와 대양주, 일본 등지의 사회와 교회와 언론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태평양 피지에서는 은혜로교회 신도 수백 명이 집단 거주하며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다. 남미 브라질로 집단 이주한 돌나라한농복구회도 주변 사회의 우려와 염려의 대상이 됐다. 아프리카와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내세워 공략하는 박옥수 구원파 관련 문제도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고 하나님의교회 관련 논란도 현지 사회와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한국 이단들의 비대면 포교가 시공을 초월해 진행되면서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쟁과 사회적 양극화, 전염병, 자연재해 등의 전 세계적 위기와 관련된 정체불명의 음모론과 위기론이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재생산되면서 맹목적인 정치·종교적 신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틈에 기생하려는 한국 이단들이 세계 곳곳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종교범죄의 발생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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