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신청해야 받는 기초연금

한승주 2026. 4. 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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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은 국가가 노후 소득이 부족한 노인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소득 하위 70% 이하인 만 65세 이상 국민에게 월 34만9700원(올해·단독 가구 기준)을 준다.

2014년 도입 이후 대표적인 노후 안전망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연금을 받는 노인 비율은 정부 목표에 못 미친다.

기초연금은 국가가 자동으로 지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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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논설위원


기초연금은 국가가 노후 소득이 부족한 노인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소득 하위 70% 이하인 만 65세 이상 국민에게 월 34만9700원(올해·단독 가구 기준)을 준다.

2014년 도입 이후 대표적인 노후 안전망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연금을 받는 노인 비율은 정부 목표에 못 미친다. 이유는 단순하다. 신청해야만 주기 때문이다.

“나는 대상이 아닌 줄 알았어.” 자녀가 대신 알아보지 않았다면 기초연금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는 한 어르신의 말이다. 받을 수 있었던 돈은 이미 몇 달을 흘려보낸 뒤였다. 기초연금은 국가가 자동으로 지급하지 않는다. 소득과 재산을 합산하는 복잡한 기준도 통과해야 한다. 많은 어르신이 그 기준을 이해하기 어려워 자신이 대상인지조차 알기 힘들다. 신청은 결코 간단한 절차가 아니다. 캐나다는 별도 신청 없이 연금을 지급하고, 스웨덴은 다른 연금과 연계해 자동으로 산정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경우 기초연금을 받으면 생계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 권리를 행사했는데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일부는 아예 신청을 포기한다. 복지 두 개가 겹치면 하나가 늘 때 하나가 줄어드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 제도의 근본적인 결함에 가깝다.

받고 있는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 대도시에서 공시 가격 8억7600만원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면 다른 소득이 없어도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집값 상승으로 연금 수급 자격을 잃는 노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별다른 소득 없이 거주하는 집 한 채만 가진 노년층에게 현행 기준이 맞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초연금에 관심이 많다. 최근 저소득층에 대한 두터운 지원과 부부 감액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시사했다. 정부가 마련 중인 제도 개선안에는 ‘신청의 벽’과 ‘설계의 모순’이 함께 반영돼야 한다. 찾아가지 않아도 국가가 먼저 챙기는 능동적 복지를 기대해 본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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