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정 만남이 이어져야 할 이유 보여준 회동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중동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은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 2월에도 회동을 추진했었으나 장 대표가 당일 불참 의사를 밝혀 무산됐었다. 그런 만큼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이후 여야가 소통의 자리를 지속하자는 데에 공감했다고 밝힌 것은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예상하던 대로 회담에선 전쟁 추경안 등에 대한 시각 차가 두드러졌다. 장 대표가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주면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고유가 피해지원금’ 삭감을 주장하자 이 대통령은 “유류값 지원금을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과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기조 변화를 촉구했으나 정 대표는 “공권력에 의한 국가폭력 범죄”라고 맞받았다. 특히 개헌안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대통령이 “단계적·점진적 개헌이라는 측면에서도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국민의힘 측은 내용에 공감한다면서도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하는 것에 반대했다. 선거와 맞물린 여야의 정치력 부재가 드러났다.
대화가 평행선만 달린 건 아니었다. 여당이 야당 측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도 등장했다. 장 대표가 “TBS 지원용 49억원은 추경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하자 정 대표가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의 짐을 날라주는 사업에 306억원이 반영된 것을 장 대표가 지적하자 이 대통령이 “중국 사람으로 (한정돼) 있으면 삭감하라”고 호응한 것도 대립만 하던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이 야당 측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평가할 만하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모두발언도 장 대표가 먼저 하도록 권했다. 지지율이 높을수록 대통령은 야당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야당도 무작정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대화에 나서 절충점을 찾는 노력을 이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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