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필수품인 휴대폰, 어려워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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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종 기자]
휴대폰에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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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을 축복하는 벚꽃 전 국민을 사진 작가로 만들어준 휴대폰이다. 휴대폰의 기능 중 으뜸을 자랑하는 카메라기능, 봄을 축하하는 탐스런 벚꽃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
| ⓒ 박희종 |
핸드폰을 들고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운동의 속도와 양은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휴대폰을 들고뛰는 사람, 위험한 도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걷는 사람, 운동기구 위에 앉아 휴대폰을 휘젓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중,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젊은이가 뛰어온다. 초록불 안으로 들어온 젊은이는 느긋해진다.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에 고개를 숙였다. 신호가 끊길까 뛰어오던 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편안한 걸음걸이로 전화기에 눈이 꽂혀있다.
삶의 필수품이다
길가에서 손을 들고 택시 잡던 시절은 갔다. 기어이 자식한테 연락이라도 해야 택시를 탈 수 있다. 어르신들이 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택시기사의 하소연이다. 버스 승강장에 긴 줄은 오간데 없고, 표를 파는 창구 수도 줄어간다. 키오스크 신세를 지거나, 휴대폰으로 예약과 예매를 해야 한다. 배워야 살아갈 수 있는 시절이 되었으니 늙어가는 청춘이라고 예외 일 수 없다. 어설퍼도 알아야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운동을 하는 복지회관 입구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성인다. 나눠주는 전단지는 전화기와 키오스크 사용법을 알려준다는 안내문이다.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무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고마움이다. 얼른 받아 들고 사용법을 익혀야지 하지만, 아직은 망설인다. 고희를 넘어선 청춘도 아직은 건재하다는 오만함이다. 고개를 들고 있으면 허수아비요, 숙이고 있으며 사람이란다. 휴대폰에 진심인 사람들의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인구가 휴대폰에 매달려 사는 느낌이다.
시골장터 정류장에 앉은 할머니가 전화를 한다. 오래전에 사용하던 폴더폰이다. 자식하고 안부를 주고받는 전화가 끝나자 얼른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귀에서 입까지 닿는 긴 전화가 어느새 신기해졌다. 문자도 필요 없고 흔한 카톡도 하지 않는다. 자식과 안부 전화와 손주와 하는 통화가 전부지만 어르신들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어르신들을 위한 전화기가 등장하고 저렴한 통신비용이 등장하며 노인들을 유혹한다.
배워야 살아 갈 수 있다
긴 세월을 버텨낸 사람들도 거절할 수 없는 삶의 수단이다. 예약을 하고, 주문을 하며 삶을 이어가야 하는 편리한 수단이다. 어려워도 배워야 하고, 이용해야 세월을 버텨낼 수 있다. 현실에서 뗄 수 없는 유용한 도구지만, 모든 것을 쉬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젊음은 지났다. 살아가며 이것저것에 버벅거리는 삶이 되었으니 어려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많은 생각이 오고 간다. 휴대폰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눈을 뜨며 휴대폰을 찾는 삶을 벗어나고 싶어도 쉽지 않음이 사실이다.은행을 찾아간 지도 오래되었고, 통장이라는 말이 낯설기도 하다. 대부분의 돈거래를 해결해 주며, 각종 서류는 손 안에서 가능하니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다.
인류에게 무한한 편리한 도구이지만, 가끔은 멀리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핸드폰과 늘 함께하는 삶이 가끔은 지루하고 인간적이지 않은 것 같아서다. 운동시간이나 일 하는 시간만이라도 휴대폰을 잊고 살아간다. 아이들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성화지만 매이고 싶지 않아서다.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도 유익하게 이끌어준 문명의 이기임은 분명하다.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배자가 된 지 오래이니 늙음에도 예외 일 수 없다. 젊음은 가버려 따라가기 어려운 세상이지만, 불편해도 배워야 견뎌낼 수 있는 세월이다. 복지회관입구에서 건네주던 전단지가 갑자기 떠오른다. 급변하는 세월을 늦게라도 따라가려면 미안함과 어설픔을 견디며 배워야 한다. 조용히 내던진 휴대폰을 보며 긴 생각에 잠기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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