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기부시 콜업' 언론에 제보했다고 "선수 제재 등 검토중"
[구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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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열린 경기에서 광주FC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 ⓒ 광주FC |
'발전기금' 제안 또는 금전과 선수 기회가 연결된 것처럼 비칠 수 있는 발언 여부에 대해서는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중략) 선수 선발과 육성, 콜업 및 진로 결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평가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금전적 조건과 연계되어서는 안된다. 구단은 이러한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다. 구단이 책임있는 자세로 검토하고 대응하겠다. (중략) 이번 사안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
지난 3월 27일 광주FC(광주시민프로축구단, 대표 노동일)가 구단 홈페이지의 '팬 게시판'에 올린 글 중 일부다. 구단이 '우선지명권 철회'에 합의하고 선수 부모로부터 6000만 원을 받았고, 구단의 한 간부가 우선지명권 철회 합의 과정에서 "유소년재단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하면 콜업해주겠다"라고 제안했다는 것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K리그클린센터에 고발된 다음날에 올린 해명이었다. '콜업'이란 유소년 선수를 프로구단 1부리그에 등록해 선수로 기용하는 것으로 사실상 입단 계약에 해당한다.
이러한 광주FC의 해명은 '우선지명권 철회' 대가로 6000만 원을 받은 것과 콜업의 대가로 '발전기금 1억 원 기부'를 제안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사실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광주FC의 한 관계자는 선수의 부친에게 "구단의 고문변호사가 합의서에 명시된 비밀유지 사항이 외부로 누설된 것에 대해 선수에 대한 제재 등 여러 가지를 검토중에 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는 '발전기금 1억 원 기부시 콜업' 제안 등을 언론에 제보한 선수 측을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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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고등학교 졸업 예정 선수의 학부모는 지난 3월 19일 6000만 원의 훈련비용을 반환하고 구단과 우선지명권 철회에 합의했다. |
| ⓒ 오마이뉴스 구영식 |
장아무개 부장은 A씨와 우선지명권 철회 합의 과정을 주도한 인사다. 그 과정에서 A씨에게 "아드님이 구단을 나가려면 6000만 원을 내야 하는데, 차라리 4000만 원을 더해서 1억 원을 구단에 기부해주면 아드님을 콜업하겠다"라고 제안한 장본인이다. 그는 스카우터로 광주FC에 들어와 테트니컬 디렉터(TD)이자 전략강화부장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직위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장은 지난 3월 27일 A씨에게 보낸 문자에서 "저도 도의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며 "제가 일적으로 표현하는 데 아버님께 상처를 드린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서운한 마음이 크시겠지만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사과했다.
장 부장의 직위 해제를 알린 관계자의 글에서 문제는 그다음 문장이다. 이 관계자는 "그리고 구단 고문변호사는 우선지명 철회 합의서에 명시돼 있는 비밀유지에 대한 사항이 외부로 누설된 것에 대해 연맹 규정 파악과 선수에 대한 제재 등 여러 가지를 검토중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노동일 광주FC 대표와 선수, A씨가 서명한 '우선지명 철회 합의서'(3월 19일)에는 '비밀유지' 조항(제5조)이 있다. "우선지명 및 훈련보상금과 관련하여 상호간 추가적인 청구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제4조에 이어 "본 합의와 관련된 내용은 상호 간 사전 서명 동의없이 제3자에게 공개하지 아니한다"라고 적시된 것이다.
결국 이 관계자의 문자는 선수의 부친인 A씨가 이러한 합의서의 '비밀유지 조항'을 어긴 것을 빌미로 구단의 고문변호사가 선수에 대한 제재 등이 가능한지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자칫 구단에 치명적으로 불리한 내용을 언론 등에 제보한 선수 측을 압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런 상황(선수에 대한 제재 등-기자주)이 생기지 않게 가운데에서 조율을 잘해 보려 한다"라며 "저도 이아무개 본부장도 구단도 무엇보다 이제 막 제대로 꽃을 피우려는 OO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선수 생활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 정말 이 사태가 원만하게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라고 '원만한 사태 해결'을 당부했다.
전날(3월 30일) 광주FC는 A씨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진술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우리 구단 조사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조사에 협조하여 주실 경우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4월 2일까지 광주FC 사실관계 조사위원회에 방문하여 주시고, 만약 방문이 어려울 경우 진술서를 작성하여 회신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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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FC가 지난 3월 30일 선수의 부친에게 보낸 ‘진술 협조 요청’ 공문. |
| ⓒ 오마이뉴스 구영식 |
A씨는 "구단 간부가 저와 통화할 때는 자기들 목숨을 살려 달라며 저에게 간곡하게 사과하고 있는데 공개적으로는 1억 원 발전기금 요구를 부정하는 듯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라며 "광주FC는 어떠한 반성도 안 하고, 어떻게든 사건을 조용히 지나가게 하려고 저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발전기금 1억 원 기부' 제안과 관련해서는 "구단의 유망주 선수의 안위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고 선수 생명이 끊어지든 말든 오직 돈벌이 수단으로 1억 원을 받으려고 했던 명백한 범법행위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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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FC가 지난 3월 27일 홈페이지의 ’팬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발전기금’ 제안 또는 금전과 선수 기회가 연결된 것처럼 비칠 수 있는 발언 여부에 대해서는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
| ⓒ 광주FC |
우선 구단측은 6000만 원이 구단 산하 유소년팀 훈련비용(6년)의 반환이라고 설명했지만, 그 액수가 과연 적절하게 산출됐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구단의 간부가 선수의 부친에게 콜업의 대가로 1억 원의 발전기금 기부를 제안한 것은 '입단 거래'로 비칠 수밖에 없다. 구단측이 이미 선수의 기량 부족을 이유로 당장 콜업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A씨는 지난 3월 2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K리그클린센터에 낸 고발서에서 "장아무개 스카우터는 제 아들이 기량이 부족해서 콜업을 보류했다고 변명했다"라며 "실력이 부족하면 프로로 콜업을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데, 왜 저에게는 발전기금 1억 원을 내면 콜업해주겠다고 제안했는지 묻고 싶다, 이는 선수의 실력이 아니라 부모의 돈이 프로 입단의 기준이었음을 구단 스스로 실토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광주FC측은 "발전기금 제안 또는 금전과 선수 기회가 연결된 것처럼 비칠 수 있는 발언 여부에 대해서는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3월 27일). 노동일 대표는 "6000만 원은 구단에서 근거나 기준을 가지고 산출한 것이고, 발전기금 1억 원 제안은 (구단 관계자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한 것인데 제가 '돈이 개입되면 안된다'고 거부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라고 <오마이뉴스>에 해명했다(3일). 그러면서 "구단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할 답변서를 작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K리그1 소속인 광주FC는 지난 2010년 광주광역시를 연고로 창단된 시민프로축구구단이다. 지난해 6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재정 건전화 규정을 어겨 '선수영입 금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이러한 징계는 같은 해 2월 제출한 재무개선안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오는 2027년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효력이 생긴다. 구단은 현재 광주광역시로부터 10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관련기사]
-광주FC의 입단 장사? "'콜업' 해줄테니 1억 기부해 달라" (https://omn.kr/2hmz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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