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오지랖’ 이창용, 10일 마지막 금통위…속내 밝힐까

박세환 2026. 4. 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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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귀나 닫아라’ 유튜브 개설 시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0일 열린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으로 물가와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진 데다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한은으로서도 섣불리 정책 방향을 바꾸기 쉽지 않은 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관심은 금통위 직후 열리는 기자간담회에 쏠린다. 이번 회의가 이 총재가 주재하는 사실상 마지막 금통위인 만큼, 지난 4년 간의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소회를 어느 정도까지 드러낼지 주목된다.

이 총재의 임기는 오는 20일까지다.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5일 마무리되면, 이 총재는 한은을 떠나게 된다.

7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1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낮췄다. 이후 여섯 차례 연속으로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이번 회의 역시 추가 조정보다는 대내외 변수 점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정세다. 국제유가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원·달러 환율 역시 민감하게 흔들리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이런 충격이 일시적일지, 국내 경제 전반으로 얼마나 번질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중앙은행 입장에선 성급하게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 모두 부담스러운 국면이다.

국내 경기 여건도 녹록지 않다. 내수 회복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고, 정부의 재정 대응 방향까지 함께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조건을 고려하면 이번 금통위는 일단 금리를 묶어둔 채 물가, 환율, 금융안정 흐름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회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10일 회의는 상징성이 크다. 이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통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총재가 회의 직후 이어지는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4년간의 소회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 한은 내부에선 이 총재가 사회 구조개혁이나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을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자신을 힘들게 했던 이들의 이름을 따로 정리해두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또 다른 자리에선 한은의 통화 정책 등을 비판해온 대학교수들의 명단을 직접 적어뒀고, 퇴임 이후 그들에 대한 강한 반박에 나설 것이라는 속내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퇴임 이후 ‘니귀닫’이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방침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너의 귀나 닫아라’라는 뜻으로, 그간 정책 판단과 발언을 둘러싸고 자신에게 제기된 비판에 대해 퇴임 후에는 훨씬 직설적인 방식으로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

이 총재 특유의 화법은 재임 기간 내내 화제를 모았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엔 우회하지 않고 메시지를 던졌고, 금융당국과 견해차가 있는 사안에서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이 총재는 전략적 모호성을 미덕으로 삼아 온 전임 한은 총재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 총재의 발언은 본연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 전반의 개혁까지 넘나들어 왔다. 통화정책이나 거시경제를 넘어 교육, 노동,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이 총재의 입을 통해 언급됐다. 그에게 ‘미스터 오지랖’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다만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위협하면서부터 이 총재의 발언은 자주 논란이 됐다. 지난해 11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1500원 가는 건 해외주식 (투자 때문)”이라며 “(젊은 분들께) 왜 이렇게 해외투자를 많이 하냐 물어봤더니 ‘쿨하잖아요’라고 한다. 이게 유행처럼 커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두고 국책은행 총재가 환율 문제를 개미의 탓으로 돌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1월 2일에는 “국내 유튜버들만 원화가 곧 휴지 조각 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달 15일엔 “한은이 돈 풀어서 환율 올랐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슴 아프고 화도 나는데, 어떻게 이런 얘기를 데이터 확인 없이 할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유동성이 높아져 물가와 환율이 오르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감정적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 총재는 지난달 후임인 신 후보자 지명 이후에는 공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아울러 신 후보자를 향해 “나보다 훨씬 능력 있는 분이고, 한은에는 축복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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