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농구야? NBA 집단 탱킹 진짜 심하다...하루 9경기 중 5경기가 '30점 차 이상', 강팀 상대 승률 0.106

배지헌 기자 2026. 4. 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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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팀이 노골적 패배 전략, NBA 사상 유례없는 규모
-상위권 팀 상대 승률 10.6%, 역대 최악 기록 육박
-연승 기록 '거품' 논란 속 리그 제도 개편 불가피
심각한 NBA 탱킹 문제(사진=캔바 생성 이미지)

[더게이트]

이게 농구냐? 이게 농구야? 지난 4일(한국시간)은 NBA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하루로 기억될 법하다. 이날 열린 9경기 중 무려 다섯 경기가 30점 차 이상 일방적인 점수 차로 끝났다. 하루에 이런 경기가 다섯 군데서 나온 건 NBA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열린 경기들의 평균 점수 차는 24.4점으로 하루 8경기 열린날 기준 역대 최대다.

문제는 불과 닷새 전인 3월 29일에도 비슷한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이다. 한 번은 우연이라 할 수 있지만, 일주일 사이 두 번이면 얘기가 다르다. 이를 두고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존 홀링어 기자는 "2026년은 '대 탱킹' 시대"라고 명명했다.

지난 2월 5일 트레이드 마감일을 기점으로 NBA는 두 개의 리그로 쪼개졌다. 동부 컨퍼런스와 서부 컨퍼런스가 아니라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리는 20개 팀과 일부러 지는 9개 팀이 양대리그를 이룬다. 시즌을 포기한 8개 팀이 내년 상위 지명권을 노리고 노골적으로 패배를 쌓아가는 가운데, 시즌 전 강호로 분류됐던 밀워키 벅스마저 탱킹 대열에 가세한 모습이다.
침울한 표정의 야니스(사진=NBA 방송 화면 갈무리)

강팀 상대 17승 144패... 승률 1할 집단 몰락

탱킹 팀들의 성적표는 처참함을 넘어 괴기스러운 수준이다. 홀링어 기자가 집계한 수치를 보면 올스타 휴식기 이후 탱킹 9개 팀이 플레이오프권 20개 팀을 상대로 거둔 성적은 17승 144패다. 승률 0.106로 NBA 역대 최악의 팀으로 회자되는 2011-12시즌 샬럿 밥캣츠(7승 59패)의 승률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것도 특정 팀 하나가 아니라, 아홉 팀의 합산 결과란 게 놀랍다. 브루클린 네츠 같은 팀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상위권 상대로 단 1승만 건졌다.

탱킹 팀들이 챙기는 보기 드문 승리는 대부분 '그들만의 리그'에서 나온다. 가령 새크라멘토 킹스는 최근 21경기에서 9승 12패로 비교적 선전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상위권 팀을 상대로 딴 승리는 단 2승이다. 범위를 최근 25경기로 넓혀도 상위권 상대 성적은 2승 23패에 불과하다. 하위권끼리의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로 승률을 올리는 셈인데, 이것도 이기고 싶어서 이긴 게 아니라 '지는 데 실패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사례는 현 NBA의 탱킹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팀도 25승 54패로 팬들 보기 부끄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미 지명권을 트레이드한 탓에 탱킹도 못하는 상황. 그러다 보니 이 '약팀'이 다른 탱킹 팀 여덟 팀과 8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있다. 그중 6경기는 두 자릿수 점수 차 압승이었다. "나쁜 팀이 더 나쁜 팀들을 압도하는 기이한 풍경"이다. 
빅터 웸반야마(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탱킹의 불똥, 멀쩡한 팀 기록도 못 믿는다

탱킹의 진짜 폐해는 멀쩡한 팀들의 기록마저 믿기 어렵게 만든다는 데 있다. 최근 20경기에서 18승을 거둔 애틀랜타 호크스가 대표적이다. 이 팀의 18승 중 11승이 탱킹 팀을 상대로 나왔다. 샬럿 호네츠의 22경기 17승 중 9승, LA 레이커스의 18경기 16승 중 6승도 마찬가지다. 대놓고 드러누운 탱킹 팀들을 밟고 올린 승리들이다.

홀링어 기자는 "지난 두 달간 펼쳐진 거의 모든 연승 행진에는 거대한 별표가 붙어 있다"고 꼬집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시즌 막판 16경기에서 10승 넘게 챙긴다 한들, 상대 절반이 탱킹 팀이라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자신들의 실력을 어떻게 가늠하겠느냐는 지적이다. 리그 전체의 경쟁 구도가 거대한 착시 효과에 빠져 있다.

결국 보다 못한 NBA 사무국이 탱킹 억제를 위한 강력한 제도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홀링어 기자는 일부 제안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탱킹을 지금 이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더 이상 안 된다"고 강조했다. 드래프트 순위를 위해 패배를 향해 돌진하는 행위가 개별 팀에게는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팬들과 리그 전체가 치른다.

지난 5일 열린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덴버 너게츠의 경기는 농구 본연의 매력을 잠시 되살렸다. 빅터 웸반야마와 니콜라 요키치가 연장 혈투를 펼쳤고, 요키치의 고난도 점프슛이 웸반야마의 손끝을 아슬아슬하게 넘어 림을 갈랐다. 홀링어 기자는 이 장면을 언급하며 "우리가 봐야 할 농구가 바로 이것"이라고 했다. 전체 팀의 3분의 1이 승리를 포기한 리그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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