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29.4兆 늘며 1304.5兆… 국가채무비율 다시 50% 육박

신준섭 2026. 4. 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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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113兆↑ 등 확장재정 여파
1100조원 2년 만에 1300조원 직행
총수입서 총지출 뺀 통합재정수지
국민연금 흑자 등 제외 땐 104兆 적자


한국의 국가채무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1300조원을 돌파했다. 1100조원대를 처음 기록한 지 2년 만이다. 국가재정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 역시 지난해에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의 적자 규모다.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과 탄핵 정국을 지나며 정권 교체 전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 수요가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확장재정을 표방한 만큼 당분간 빚 증가와 재정 건전성 악화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결산 결과 지난해 국가채무는 전년 대비 129조4000억원 증가한 130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채무는 2023년 결산 당시 1126조7000억원으로 11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이후 2년 만에 1200조원대를 건너뛰고 1300조원대로 직행했다. 국가채무는 국고채처럼 상환 시점과 금액이 확정된 부채를 말한다. 그만큼 갚아야 할 나랏빚이 늘었다는 얘기다.

국고채 발행액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다. 중앙정부 국고채는 지난해에만 113조5000억원 더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말 1500달러 선에 육박했던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이 맞물리며 빚을 키웠다. 지난해에만 16조7000억원을 신규로 발행하며 전년 누적 발행액(12조8000억원)보다 규모가 늘었다.


수입 대비 지출 규모가 커지다 보니 빚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지난해 국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6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60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지만 수입액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의 경우 국민연금이 전년 대비 18.8% 증가한 56조2000억원 흑자를 내면서 국가 수입을 대폭 늘렸다. 덕분에 전체 사회보장성기금수지는 57조5000억원 흑자 기록을 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걷어낸 정부 재정 성적표인 ‘관리재정수지’는 104조2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2년(117조원 적자)과 2020년(112조원), 계엄이 발생한 2024년(104조800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적자폭이다. 황순관 재경부 국고실장은 “지난해는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내수 위축, 미국발 통상 환경 급변 등 대내외 충격이 동시에 닥친 시기”라며 “두 차례 추경으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국가채무가 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전년(46.0%)보다 3.0% 포인트 오른 49.0%를 기록했다. 2024년 50%를 하회하며 하락했던 상황이 1년 만에 반전됐다. 국가채무 비율은 GDP 중 빚이 얼마인가를 보는 지표다. 이를 통해 국가재정 건전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당장 눈에 띄는 나랏빚 외에 향후 지출 예정인 ‘미래 부담’이 늘어난 점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비확정 부채는 전년 대비 45조8000억원 늘어난 161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확정 부채란 공무원연금처럼 향후 지출하게 될 부채를 뜻한다. ‘연금 충당 부채’의 비중이 가장 크다. 전체의 83.2%를 차지하는 연금 충당 부채 총액은 1344조4000억원으로 1년 전(1312조9000억원)보다 31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추경안을 발표하며 올해 국가채무 비율이 50.6%를 기록한다고 전망한 상황에서 2차 추경 편성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만큼 국가채무 비율은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큰 정부를 지향하는 상황은 연금 등 미래 부채를 늘리는 데도 일조할 전망이다.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추세를 반전하려면 빚보다 GDP를 더 늘리는 게 최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정부가 공언한 올해 2.0% 경제성장률은 이란 전쟁 발발로 달성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그만큼 재정 운용의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출을 과감하게 쓸 곳은 쓰되 아낄 곳은 아끼는 지출 구조조정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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