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의 별과 우주] 돌아온 유인 우주탐사 시대… 아르테미스 2호가 가지는 의미

펄럭이는 성조기 등 음모론 쏟아져
착륙·과학기지 건설 등 원대한 계획
이번 발사, 정치 벗어난 인류 새 도전
인류가 달에 마지막으로 간 게 1972년이었다. 아폴로 17호가 우주비행사 3명을 태우고 달로 갔다. 두 명은 달 표면에 내렸고 한 명은 달 궤도를 돌면서 지구의 관제소와 교신하고 달에 착륙한 착륙선을 지휘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더 많은 우주선이 달로 가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미국 정부는 예산을 삭감하고 아폴로 계획 일부를 취소하면서 프로그램을 마감했다. 이미 제작되었던 아폴로 18호는 이름을 바꿔서 소련의 우주선과 랑데부에 사용됐다. 그 이후 여러 나라에서 무인 탐사선을 달에 보냈지만 유인 탐사선이 달에 간 적은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과 소련의 체제 경쟁의 산물이기도 했던 1960년대 유인 달 탐사 경쟁에서 미국이 승리하면서 달 탐사의 동력이 사라진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의 유인 달 탐사에 성공하자 소련이 유인 달 탐사 계획을 포기하고 유인 화성 탐사 계획을 천명한 것도 당시의 미국과 소련 간 우주 경쟁이 얼마나 정치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오랜 시간 동안 달 탐사의 명맥이 끊어진 채 세월이 흘렀다. 그러자 음모론이 생겼다. 처음에는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간 게 아니라 지구의 비밀 장소에서 촬영한 다음 달 표면에 착륙한 것처럼 연출했다는 음모론이 유행했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조작된 달 착륙 장면을 연출했다는 음모론이 나왔다. 구체적인 인물까지 거론된 셈이다. 촬영 장소를 적시한 음모론도 유행했다. 음모론자들은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서 찍어 보낸 사진을 문제 삼았다.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 착륙선에서 밖으로 나오는 사진이 있다. 음모론자들은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발자국을 찍은 최초의 인류인데, 그가 착륙선에서 나오는 장면을 누가 찍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아폴로 착륙선 바깥에 비디오카메라가 부착돼 있었다. 착륙선에서 암스트롱이 문을 열면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암스트롱이 문을 열고 나오는 장면부터 달 표면에 내리는 장면까지 이 비디오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역사적인 장면을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유튜브에서는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바로 그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음모론자들은 성조기가 펄럭이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에도 시비를 건다. 달에는 대기가 없는데 성조기가 어떻게 펄럭이냐는 것이다. 달에는 대기가 없고 따라서 바람이 불지 않는다. 달 표면에 착륙한 아폴로 11호 우주인들은 성조기를 달 표면에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손으로 성조기를 만져서 위치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성조기가 구겨졌고 펄럭이는 모양을 갖추게 됐다. 이 장면도 비디오카메라로 촬영됐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달에는 공기가 없어서 성조기는 우주비행사가 만져서 생긴 그 모양 그대로 남아 있다. 이변이 없다면 지금도 그 모양 그대로 있을 것이다. 달의 하늘이 찍힌 사진에 별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음모론자들의 단골 주제다. 달에는 대기가 없어서 태양이 떠 있는 낮이라고 하더라도 하늘에서 별을 볼 수 있다. 지구의 낮 하늘에서 발생하는 대기의 산란 현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달에서 찍은 하늘 사진에는 별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휴대전화로 밤하늘을 찍으면 별이 선명하게 찍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날은 1969년 7월 20일이었다. 그들은 오늘날의 첨단 카메라를 가지고 달에 간 게 아니다. 1969년 당시의 감도가 낮은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달에 간 것이다. 당시 필름의 감도와 노출 시간을 고려해서 계산한다면 스냅샷으로 찍은 사진에 별이 나타나는 건 힘들다. 음모론은 나름 합리적 의심 같아 보이지만 생각의 범위를 약간 앞으로 진행해 본다면 허구임을 금방 알 수 있다.
1972년 이후 단 한 번도 달로 가는 유인 탐사선이 시도된 적이 없으니 음모론이 계속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음모론자들은 그때도 달에 갈 기술적 능력이 없어 가지 못했다고 주장하는데 지금 달에 유인 탐사선을 보낸다고 하면 이번에는 어떤 음모론을 들고나올지 궁금하다. 드디어 달에 다시 사람이 간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가 발사한 아르테미스 2호가 달을 향해 순조로운 우주 항해를 하고 있다. 2026년 4월 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지구를 한 바퀴 돈 후 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4월 6일쯤 달의 뒷면을 돌고 4월 10일에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첫 유인 달 탐사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아르테미스 2호는 달에 착륙하지 않는다. 달을 돌고 바로 지구로 귀환한다. 아폴로 8호가 다녀온 궤적과 비슷한 궤도를 여행할 예정이다. 달 표면 착륙에 실패하고 지구로 돌아온 아폴로 13호의 궤도와도 비슷하다. 아폴로 달 탐사에는 3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반면 아르테미스 2호의 오리온 캡슐에는 4명의 우주비행사가 타고 있다. 아폴로 우주비행사 전원이 남성이었다면 이번에는 여성 한 명이 포함돼 있다.
달로 가는 유인 우주 탐사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에 아르테미스 2호의 의미가 있다. 아르테미스 3호는 지구의 저궤도에서 우주선 도킹을 비롯한 달 착륙과 귀환을 위한 유인 우주선 실험을 할 예정이다. 유인 우주 탐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우주비행사들의 생명이기 때문에 달에 착륙하기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28년 발사가 예정된 아르테미스 4호는 4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달까지 가서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성공한다면 1972년 이후 다시 인류의 발자국을 달 표면에 남기게 된다. 그 이후 달 표면에 과학 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이 있다. 아르테미스 2호는 이런 일련의 달 탐사 계획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아르테미스 2호의 성공을 바란다.
과학콘텐츠그룹 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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