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복원 이뤄내 여야합의로 개헌하길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어제 국무회의에서 헌법 개정안 공고안이 의결돼 개헌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개헌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 의결 30일 이내에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6·3 지방선거일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5월 7일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을 의결해야 한다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이뤄진 구체적 사안들부터 부분적이고 단계적으로 개헌을 추진하는 게 순리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은 개헌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시기에는 반대하고 있다. 현재 정치 구도로는 국민의힘이 찬성하지 않으면 개헌 의결정족수(재적 3분의 2인 197명)를 채울 수 없다. 개헌안은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당이 발의해 국회의원 187명이 서명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 당론에 반대하는 10명의 반란표가 나와야 개헌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개헌안은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 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지역 균형발전 명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승인권 도입 등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용은 문제삼지 않고 “개헌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여 ‘개헌 선거’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 이면에는 여당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 ‘사법 3법’과 검찰개혁법 등 여당의 입법 독주로 헌정 질서가 흔들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개헌의 정치적 저의에 대한 의심이 극대화된 상태다. 결국 개헌 성패는 이 대통령과 여당이 제1 야당을 설득해 ‘초당적 협조’를 이끌어내는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달린 셈이다.
많은 국민은 이번 개헌이 1987년 헌법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권력 구조 개편의 동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39년 만의 개헌 기회를 여당에 대한 불신과 지방선거 유불리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주어진 시간은 한 달 정도다. 어렵사리 만들어진 개헌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여야 모두 초당적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오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정 지도부 만남에서도 개헌 성사를 위한 대승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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