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도의 퍼스펙티브] 트럼프가 꿈꾸는 ‘이란 정권교체’, 현실성 있을까

2026. 4. 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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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지난 2월 28일 오전 9시 40분쯤(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공습하면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지도부 약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6월 13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한 전쟁에 이어 두 번째 전쟁의 막이 올랐다. 1차 전쟁에서는 이스라엘이 주로 공격하고 미국이 핵 시설 폭격으로 거들었지만, 이번 2차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 단계부터 함께 공격을 감행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40년 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과 함께 시작한 전쟁을 두고 “40년 동안 염원해 온 일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바로 테러 정권을 뿌리 뽑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1984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로 국제무대에 등장한 이후 ‘이란의 위협’을 강조하며 미국의 이란 공격을 줄곧 희망하며 요청했다. 이스라엘 홀로 이란을 대하기는 버겁고 효과가 제한적이기에 이란을 완전히 주저앉히려면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 이란 반정부 시위 기대한 미국
실제 정권교체는 어려운 상황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발언에
강 대 강 대치로 전쟁 길어져

이란 전쟁 발생 이틀째인 지난달 1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일부 구역이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파괴된 모습. [AFP=연합뉴스]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이 주도하고 미국이 호응하면서 시작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29일 네타냐후 총리는 1차 전쟁 이후 이란의 탄도미사일 수가 예상보다 빨리 늘어나고 있는 사실을 우려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사일 제거 공습작전 동의를 얻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8일에 갑자기 발생한 이란 시위와 올해 미국·이란 간 핵협정 3차 회담까지 상황을 관찰하다가 지난달 첫 주 4차 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지도부 때리면 반정부 시위 확산?
전쟁의 핵심 목표는 이란 정권교체였던 것 같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쟁 직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수장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 지도부를 제거해 정권에 심각한 타격을 주면 모사드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란 국민이 다시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여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도울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전 당시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쟁이 4일 안에 끝날 것이라고 시사했으나, 전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뜻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의 핵심부를 타격하면 시위대가 자유롭게 거리로 나와 이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으리라 크게 기대했다. 전쟁 시작을 알리면서 트럼프는 이란 국민에게 “우리가 임무를 마치면 정부를 장악하라”며 “그것은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다. 아마도 수 세대에 걸쳐 여러분에게 단 한 번뿐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고, 이란군의 반격은 거셌다. 이란은 지도부를 잃었지만, 지도부 공백을 예상하고 짜놓은 계획대로 반격을 가했다.

전쟁 전에 반정부 시위에 나섰던 이란 사람들도 무자비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넋을 잃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기대어 정권을 끝장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정작 쏟아지는 폭탄에 죽어가는 가족과 이웃, 망가지는 조국을 보면서 마음을 바꾼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위가 성공하려면 군 내부에서 반란이 나와 시위대에 가담하는 형태로 무력이 결합해야 한다. 그런데 시위가 성공할 만큼 이란군 분열 조짐이 뚜렷하지도 않았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해 정복에 버금가는 방식으로 정권을 바꾸는 경우가 아니라면, 시위만으로는 정권교체의 승산은 희박하다.

“때려줄 테니 나와라”는 말은 사실상 시위대에 ‘못 이길 싸움’을 하라는 뜻이다. 이란에선 하메네이 사망 직후 기뻐하던 사람들을 당장 대대적으로 체포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소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적군으로 간주하겠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시위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전쟁이 6주째로 접어든 이 시점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교체의 꿈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닌 것 같다.

폭격만으로 정권교체 가능할까
전쟁이 나기 전 이란은 “만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미·이란 전쟁이 아니라 중동 지역 전쟁이 될 것이고 호르무즈해협도 막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미국의 위협이 있을 때마다 늘 하던 말이기에 양치기 소년의 말처럼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이 모두 현실이 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혹한 모습을 보인다. 한국 시간으로 7일 오전 9시(이후 8일 오전 9시로 연장)까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풀지 않으면 지옥을 맛볼 것이라며 대규모 공격을 예고했는데, 민간 시설까지 무차별 폭격을 언급하면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버리진 않는다.

트럼프는 전쟁 개시 이래 첫 대국민 연설을 지난 1일 오후 9시(현지시간)에 하면서 “정권교체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불과 7분 뒤에는 “정권교체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필요하다”고 번복했다. 마음은 정권교체에 있을 것이다. 대규모로 폭격하면 이란이 무너져 미국에 이로운 정권이 들어서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가 진짜 원하는 것은 뭔가
그런데 트럼프는 정권교체가 이미 이루어졌다고도 했다. 그는 이란의 새 지도부가 “덜 급진적이고,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까지 했다. 그리고 “이전 정권은 완전히 붕괴했고, 구성원은 모두 사망했다. 다음 정권도 거의 무너졌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세 번째 정권을 이끈다. 완전히 다른 집단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정권교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도대체 1~3번째 정권을 어떻게 구분했는지 알 수가 없다. 고위층 암살로 새로운 인물이 들어서는 상황을 표현한 게 아닐까 추측하지만, 트럼프의 인식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그나마 말이 통하던 이란의 최고국가안보회의 수석 알리 라리자니가 사망했다. 후임 모함마드 바게르 졸가드르와 함께 현재 이란을 움직이는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 아흐마드 바히디는 초강경파다. 미국의 공격에 비례적으로 대응하면서 강 대 강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이란의 지도부를 두고 전혀 다른 세 번째 정권이라고 말한 트럼프의 의중이 무엇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지극히 비현실적인 상황 인식 속에서 꿈꾸는 트럼프의 이란 정권교체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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