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무인기 유감’에 김정은 “솔직·대범한 사람”…첫 긍정 반응

이유정, 정영교 2026. 4. 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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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기조에 따라 대남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이 무인기 곤련 유감 표명에 한정해 처음으로 남측 수반을 향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이날 오후 늦게 담화를 내고 “대통령이 직접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언급한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우리 정부는 평가한다”면서 “우리 국가 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하였다”고 밝혔다.

김여정의 입을 빌리는 간접적인 형식이지만, ‘국가 수반’의 긍정적인 반응을 전한 건 김정은이 이 대통령을 향해 처음으로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선 이재명 정부의 ‘3단계 비핵화론’을 언급하며 “우리의 무장 해제를 꿈꾸던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옮겨 베껴온 복사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깎아 내렸다.

이날 담화에서 김여정은 다만 “한국 측은…말로만 외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안전을 위해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무모한 일체의 도발 행위를 중지하며 그 어떤 접촉 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군사분계선(MDL) 재획정 협의 등 남북 대화를 공식 제안한 데 대해선 명확히 선을 그은 셈이다.

김여정은 이어 “우리 국가의 신성 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 사건이 재발될 때에는 이미 경고한 바와 같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것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여정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민간인의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 유감 표명을 했을 때도 두 차례에 걸쳐 담화를 내는 등 즉각 반응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안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며 대남 길들이기를 시도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이번 담화는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한 김정은의 반응을 간접적으로 내비치면서도 한반도 질서를 자신들이 주도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면서 “특히 어떤 접촉 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여정 담화와 관련해 “이번 남북 정상 간 신속한 상호 의사 확인이 한반도 평화 공존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면서 “정부는 한반도 평화 공존을 향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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