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산수”“회식비 강요”…‘고유가 지원금’ 재원 논란 불붙었다

박준규 2026. 4. 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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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왼쪽)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후보 후원금 혁신 방안을 말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연합뉴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급하기로 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는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부담은 지방정부가 떠안는다”고 반발하는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초보 산수”라며 “(지방정부) 재정 부담 증가는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고유가 피해 지원금 4조8000억원을 편성했다. 소득 하위 7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지역과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문제는 재원을 정부뿐 아니라 시·도가 매칭 형태로 부담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는 연일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6일 경남도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가 생색을 내고 지방정부에 돈을 부담하라는 것”이라며 “지방 재정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 당시 국고보조율이 90%(서울 75%)였던 반면 고유가 피해 지원금은 국고보조율이 80%(서울 70%)로 낮아져 지자체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이날 충남도 지휘부 회의에서 “고유가 피해 지원금 등 민생 안정을 위한 국가 주도의 정책은 전액 국비로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날 “정책은 중앙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재정 부담은 지방에 떠넘기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26.04.02.


이런 반발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증폭된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추경의 피해 지원금 사업비 6조1400억원에서 지방비가 20~30%인 1조3200억원이라 지자체 재정에 부담이 예상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첨부하며 “재정 부담 증가는 말이 안 된다”고 썼다. 그러면서 “추경에서 지방정부에 주는 돈(지방교부세)이 9조7000억원이고, 지원금 사업에 드는 지방정부 부담금은 1조3000억원이니, 지방정부 재정 여력은 8조4000억원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이건 초보 산수”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고유가 피해 지원금 등 지방이 부담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면서도 “지방교부세로 (충당)하고도 충분히 남지 않겠느냐”고 했다.

‘초보 산수’ 논쟁은 보수 야권 전반으로 번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자체에 1조3000억원을 부담하라고 하면서 예정에 없던 회식비 분담을 강요한다”며 “부장들이 형편이 안 된다고 하니까, 사장이 ‘내가 1차에 얼마를 쏘는데, 2차 값을 빼도 남는 장사잖아. 이건 초보 산수야’라고 면박을 준다”고 비유했다. 이어 “없던 회식을 만들어 놓고 부장들한테 2차 값을 내라고 하면 부서별 재량운용 예산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들도 이날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 설계 후 부담은 지자체에 전가하는 구조가 반복됐다”며 “이번 추경으로 교부세가 증액된다 하더라도 지방 채무 상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박준규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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