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50% 육박한 국가채무...1년새 130조원 늘었다

장원석 2026. 4. 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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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가채무가 처음으로 1300조원을 넘어섰다. 1년 새 130조원가량 늘었다. 이 흐름이면 올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0%를 넘어선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2년 연속 100조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재정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서울 시내 한 하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정부가 6일 국무회의에서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총수입은 637조4000억원, 총지출은 68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6조7000억원, 관리재정수지 104조2000억원 나란히 적자였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2년 연속 100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3.9%로 나타났다. 2024년(-4.1%)보다는 나아졌지만, 이는 소폭 상승한 명목 GDP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이다.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37조4000억원이나 증가했음에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2024년과 유사한 건 그만큼 지출이 많았다는 의미다. 황순관 재정경제부 국고실장은 “계엄 여파에 따른 내수 위축, 미국발 통상 환경 급변 등 대내외 충격이 동시에 닥쳤고, 두 차례 추가경정예을 통해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정책적 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2% 이내로 유지했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20년 이후 6년 연속 3%대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의 3% 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추진했지만, 유명무실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재정준칙은 현실적으로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에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도입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인 재정 당국마저 입을 닫고 있다.

지난해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는 130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1175조원)보다 129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중앙정부 채무가 1268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조원 늘었다. 국고채 발행 잔액이 113조5000억원 증가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른 1인당 국가채무는 약 2524만원으로 추산된다.

김영희 디자이너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9.0%로 전년(46.0%)보다 3.0%포인트 상승했다. 2016∼2018년 600조원대를 유지했던 국가채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2020년 846조6000억원, 2021년 970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22년에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매년 거의 100조원씩 느는 추세다. 올해는 국가채무 비율은 51.6%(본예산 기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국가 재무제표는 개선됐다. 이에 따르면 2025년 국가자산은 3584조원, 국가부채는 2771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국가부채는 미확정부채를 포함하는 것으로 국가채무보다 큰 개념이다. 지난해엔 자산 증가 폭(365조6000억원)이 부채 증가 폭(185조9000억원)을 상회하면서 순자산이 전년보다 179조7000억원 증가했다. 국민연금기금은 운용수익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18.8%에 달해 금융자산이 244조4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 정부는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경을 또 편성했다. 지출·부채 증가 속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은 56.7%로 37개국 중 19위다. 여전히 선진국 평균(108.5%)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다. 올해 한국의 GDP 대비 D2 비율은 2020년과 견줘 10.8%포인트 상승했다. 싱가포르(28.1%포인트)∙핀란드(13.8%포인트) 등에 이어 5번째로 늘어나는 속도가 빨랐다.

같은 기간 일본∙미국∙독일 등은 각각 31.6%포인트, 3.8%포인트, 2.0%포인트 하락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쟁 등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지출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재정 건전성을 담보할 최소한의 논의조차 실종된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가파른 고령화 등 확실한 미래의 지출 증가까지 고려하면 다음 세대를 위한 고민 또한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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