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앨리’ 소식에 투자사도 주목…IP 공동보유로 가치 올린다
내년 선보일 예정인 ‘앨리(ALLY)’는 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새로운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존 투자 공식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IP)을 투자조합이 공동으로 보유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영화 관련 상품(굿즈)과 음악은 물론 속편에 이르기까지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구조다.
6일 콘텐트 업계에 따르면, ‘앨리’의 투자·배급은 CJ ENM과 함께 펜처인베스트가 운용하는 펜처케이-콘텐츠 투자조합(Penture K-Content Fund), 프랑스 메이저 스튜디오 파테 필름(Pathé Films)이 공동으로 맡았다. 제작은 봉 감독의 전작 ‘마더’와 ‘옥자’를 만든 서우식 바른손씨앤씨 대표가 총괄한다.

이 가운데 펜처케이-콘텐츠 투자조합은 영화의 IP를 공동으로 보유한다. 투자조합이 수익 지분만을 갖는 기존 한국 영화 제작 방식과 다른 구조다. 펜처케이-콘텐츠 투자조합은 신한은행·신한캐피탈·LG전자·LG유플러스·카카오엔터테인먼트·넥슨·바른손이앤에이·바른손 등이 출자한 투자조합이다.
IP를 보유한 투자조합은 굿즈(goods·특정 콘텐트를 주제로 제작한 상품)나 게임, 영화음악(OST) 등 2차 판권 활용을 추진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또 속편이나 스핀오프(Spin-off·외전) 제작을 통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것에도 기여할 수 있다. 추후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콘텐트 플랫폼(OTT)에 방영권을 판매하면 수익도 가져가게 된다. 펜처인베스트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인 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가운데, 우수한 국내 콘텐트의 부가가치가 해외 자본을 통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앨리’의 속편이 제작될 경우 투자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1편에서는 캐릭터 구축 과정 등에 제작 비용이 상당 부분 들어간다면, 속편에서는 그에 대한 비용이 좀 더 절감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토대로 영화산업 투자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영화산업의 제작비 절감과도 연결돼서다. 펜처케이-콘텐츠 투자조합의 운용사인 펜처인베스트의 박진홍 대표는 “AI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회사 등에 대한 투자로 관련 영역을 넓힐 생각”이라며 “국내 영화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AI를 활용해 제작비를 낮추는 기술들에 대한 주목도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영화 ‘기생충’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로 일하기도 했다.
펜처인베스트는 문화·산업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펜처케이-콘텐츠 투자조합을 비롯해 2800억원대의 펀드를 운용 중인데, 양자 컴퓨팅·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앨리’는 바닷속 협곡에 살지만 인간 세상을 궁금해 하는 심해어들의 이야기다. 태양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아기돼지오징어 ‘앨리’와 친구들의 일상이 정체불명 항공기의 추락으로 모험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내년 상반기 제작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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