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구경거리 아냐... 대전오월드, 공영동물원 역할 다해야"

장재완 2026. 4. 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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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경단체, 대전도시공사 앞 기자회견... "놀이시설 중심 테마파크 만드는 '오월드 재창조 사업' 중단하라"

[장재완 기자]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녹색당, 정의당 대전시당,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 노동당 대전시당, 푸릇한밭,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6일 오전 대전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에 대해 '놀이시설 중심 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비판하며, 전면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지구에 깃든 생물에는 모두 나름의 가치가 있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그 가치를 수단과 돈으로 환산하는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는 반생명적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방향성을 재검토하십시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녹색당, 정의당·노동당대전시당,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 등은 6일 대전 중구 대전도시공사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대전도시공사는 오는 2031년까지 3300억 원을 투입해 기존 버드랜드 부지에 초대형 롤러코스터 4기를 포함한 익스트림 어뮤즈먼트 구역을 조성하고, 늑대사파리와 연계한 글램핑장과 워터파크, 사파리 면적 확대,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등 관광형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만드는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오월드 재창조 사업이 공영동물원의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월드 재창조 사업은 놀이시설 중심의 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규정한 뒤 "대전도시공사는 전시된 생명들의 존엄성 보장의 책임이 있는 공영동물원의 역할을 외면하지 말라"며 재창조 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해당 사업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야생동물을 한낱 오락시설의 부속품이나 체험 인형 따위로 취급하면서 공영동물원의 존재 이유를 망각했기 때문"이라며 "공영동물원은 민간 동물원과 달리 종 보존, 연구, 교육을 주요 역할로 삼고 멸종위기종 보존뿐 아니라 서식지 보전까지 고려한 연구와 시민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현재의 대전오월드 자체가 이미 민간기업 테마파크를 모델로 놀이시설과 동물을 한데 묶어 운영하면서, 야생동물의 서식환경과 괴리된 사파리를 버스로 관람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전오월드는 공영동물원의 본래 기능과 역할을 방기한 채 동물을 오락거리로 소비하고 시민들에게도 그런 인식을 심어주는 대표적 공영동물원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 동물을 오락시설의 부속품으로 취급하는 인식 수준이 바뀌지 않는 한 '오월드 재창조 사업'으로 적자 해소는커녕, 시민들의 외면으로 경영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적 흐름 맞춰 오월드 재창조 사업 멈추고 공영동물원 역할 고민해야"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녹색당, 정의당 대전시당,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 노동당 대전시당, 푸릇한밭,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6일 오전 대전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에 대해 '놀이시설 중심 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비판하며, 전면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들은 또 세계적인 동물원 운영 추세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물복지 강화라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멈추고, 운영 주체로서 공영동물원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청주동물원이 동물의 생태환경을 고려한 사육환경 개선, 외래동물 비번식, 민간동물원에서 방치된 동물의 구조와 돌봄, 다친 동물 보호소 전환 등을 통해 오히려 기존 단순 관람형 동물원 시절보다 방문객이 20~30% 증가한 사례를 소개하고 "시민들이 공영동물원에 바라는 것은 놀이기구 확대가 아니라 동물권과 공공성에 맞는 운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23년 12월 개정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도 거론했다. 유예기간을 거쳐 2028년 12월 이후에는 동물의 생태에 맞지 않는 장소에서 운영하던 민간동물원 상당수가 허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국적으로 수십만 마리의 동물이 유기되거나 안락사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공영동물원이 준비해야 할 역할은 분명하다는 것.

따라서 앞으로 오월드가 인간에 의해 구경거리로 소비되고 버려질 동물을 보호하고 돌보며, 시민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소로 전환하는 긍정적 사례가 될 수도 있는데, 지금의 재창조 계획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끝으로 이들은 대전도시공사를 향해 "공기업의 역할이 시민 생활과 지역 발전에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데 있다면, 보문산의 야생생물 서식지를 훼손한 자리에 동물을 학대하는 시설을 세울 것이 아니라 생명의 존엄을 깨닫고 생명 존중을 배우는 장소를 시민에게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놀이시설 더 지을 게 아니라 생명 존중의 학습 공간으로 재창조돼야"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녹색당, 정의당 대전시당,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 노동당 대전시당, 푸릇한밭,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6일 오전 대전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에 대해 '놀이시설 중심 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비판하며, 전면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날 발언에 나선 송순옥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오월드에 놀이시설을 더 짓는다고 시민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세계 공영동물원들이 전시와 오락을 벗어나 동물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 교육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오월드도 놀이시설 확충이 아니라 동물들이 서식지에 준하는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과 인력을 재배치하고 생명 존중의 학습 공간으로 재창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재각 대전녹색당 운영위원장은 "오월드 재창조 사업의 핵심 문제는 739마리에 달하는 동물들의 처지와 운명에 대한 고려가 부차화돼 있다는 점"이라면서 "공영동물원이 막대한 공적 재원을 투입해 민간 놀이공원식 돈벌이 모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동물을 보살피고 연구하며 생명의 존엄을 배우는 돌봄·연구·교육 중심의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수영 정의당 대전시당 기후정의위원회 위원장은 "이미 공사채 발행 한도에 근접한 상황에서 3300억 원을 공사채로 충당하겠다는 것은 시민 세금으로 도박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사파리 확대나 킬러 콘텐츠 도입이 아니라, 동물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지낼 환경을 만들고 더 이상 전시동물을 늘리지 않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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