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차장이 가업? 기가 찬다…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냐”

오현석 2026. 4. 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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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6일 현행 가업 상속 공제 제도와 관련해 “최초 제도 설계 취지에 맞게 정비를 확실히 해서 악용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국세청의 보고를 받고 “업종을 일률적으로 하면 자꾸 장난하니까, 정말로 꼭 필요한 데를 콕 집어서 하라”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그게 과연 (가업에) 해당되는지 심의위원회, 이런 걸 만들어서 일반 시민들이 심의할 수 있게 하는 절차도 엄격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업 상속 공제 제도는 법정 요건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상속인에게 승계할 때, 상속세 과세표준에서 최대 600억원을 공제해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이 10년 이상만 돼도 300억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술을 물려받는 작은 기업이 상속세 부담으로 폐업하는 일이 없도록 마련한 제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유 중인 토지에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만들어 10년간 운영한 뒤 카페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식으로 부동산 상속세를 감면받는 편법 통로로도 쓰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토론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광현 국세청장은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개 업체를 샘플로 실태 조사를 했다”며 “그 결과 11개 업체에서 남용 소지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임 청장은 “7개 업체는 제과점으로 등록하고 실제로는 커피 전문점으로 운영하거나 완제품 빵을 사다 팔았다”며 “4개 업체는 주택 등 사적 공간을 공제 대상에 끼워 넣었다”고 했다. 이어 “부모 소유 부동산에 부모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자녀가 실제 대표로 운영하는 곳도 4곳이었다”고 덧붙였다.

임 청장은 또 “2018년 상속세 공제를 적용받은 108개 업체를 분석한 결과, 사후 의무 관리 기간(5년)이 종료된 직후 60% 이상의 업체에서 고용이 감소하거나 휴·폐업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예를 들어 500억원 짜리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 손님이 있든 말든 거기에 주차장을 만들어 10년 동안 대충 운영하다가 그냥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임 청장이 “그렇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네요”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특히 2020년 주차장업이 가업 상속 공제 업종에 포함된 데 대해선 “기가 찬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가업 상속 제도라는 건 조상 대대로 해오던 걸 자식한테 안 물려주면 폐업해야 하니까 상속세를 깎아주는 취지 아니냐”며 “꼭 그 집안의 자손이 안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걸 뭐하려고 가업 상속이라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차장이 왜 가업이냐. 차를 옆으로 세우느냐. 서서 세우느냐”라며 “대상을 확실하게 줄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처음엔 1억원으로 시작했던 가업 상속 공제액이 600억원으로 늘어나고, 대상도 중소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된 데 대해서도 “이게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삼성전자도 가업이라고 할 판”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가업성이라고 하는 측면에서는 주차장 하는 것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에 훨씬 특화돼 가업성이 더 높을 것 같다”며 “제대로 엄격하게 하라”고 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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