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청 김관영 집무실·비서실 압수수색…경찰 '현금 살포 의혹' 강제수사 착수

김준희 2026. 4. 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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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9시 20분쯤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4층 김관영 전북지사 집무실과 비서실에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용 파란색 상자를 안고 들이닥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6시 30분~9시 전주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청년 당원·지방의원·출마 예정자 등 20여명과 함께한 저녁 식사 겸 술자리에서 대리기사 비용 명목으로 현금 68만원을 나눠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고발됐다. 김준희 기자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 위반 혐의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을 앞두고 ‘현금 살포 의혹’ 감찰 지시 12시간 만에 제명된 김관영 전북지사에 대해 경찰이 6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김 지사 관련 증거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오전 9시 20분부터 전북도청 내 도지사 집무실과 비서실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비상징계 권한으로 지난 1일 오후 9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최고위원 만장일치로 김 지사를 제명한 지 닷새 만이다. 압수수색 당시 김 지사는 집무실에 있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고발장에 적시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현재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고발장엔 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 위반과 매수 및 이해유도 혐의가 담겼다. 현재까지 고발 대상은 김 지사 한 명뿐이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공범 여부가 드러나면 김 지사 선거캠프 관계자와 전북도 공무원까지 입건 대상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 지사 자택은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감관영 전북지사가 지난해 11월 30일 전북 전주시 한 식당에서 20~30대 지역 청년들에게 돈을 건네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TV 영상 캡처.


김관영 “대리비 지급…이튿날 전액 회수”


경찰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6시 30분~9시 전주시 효자동 한 식당에서 민주당 전북도당 청년위원·대학생위원, 현직 도내 시·군의원, 6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저녁 식사 겸 술자리에서 대리기사 비용 명목으로 1인당 2만~10만원씩 나눠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엔 전북도 공무원 3명도 동석했다.

이후 넉 달 뒤인 지난 1일 논란이 불거지자 김 지사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리기사 비용 명목으로 총 68만원을 지급했고, 이튿날 전액 회수했다”며 “회식 분위기에 판단이 흐려진 점은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사건 당일 음식점 폐쇄회로(CC)TV 영상엔 김 지사가 수행 비서가 건네준 검은색 백팩에서 현금이 든 봉투를 꺼내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1만원·5만원권 지폐를 주는 장면이 찍혔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사건 당일 참석자가 받은 전체 현금 규모와 지급 경위·성격을 규명할 계획이다. 확보된 CCTV 영상엔 현금 전달 장면이 담겼지만, 음성이 없어서다. 선거 연관성도 핵심 쟁점이다. 공직선거법(113조)에 따르면 자치단체장·국회의원 등은 선거구민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경찰은 해당 모임이 단순 회식이 아니라 선거를 앞둔 지지 확보 성격이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김 지사가 정치적 조언을 하고, 참석자들이 ‘김관영’을 연호하는 등 재선을 응원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금품 제공 의혹이 불거진 김관영 전북지사에 대해 최고위원 만장일치로 제명했다. [연합뉴스]


식당 CCTV 삭제·회유 의혹도…“업주가 먼저 거액 요구”


경찰은 김 지사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 수행 비서와 캠프 관계자들의 통신 기록, 가방에 담긴 비상금 출처와 인출 경로 등도 조사 중이다. 경찰 안팎에선 “현금 조달 과정이 규명될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유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식당 주인은 경찰에서 “CCTV 삭제 요청이 있었고, 이후 김 지사 측근이 접근해 ‘재선을 돕자’ ‘월 2000만원 매출을 보장하겠다’ ‘수의계약 등으로 돕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업주 측이 먼저 거액을 요구했고, 현금 지급은 불법 소지가 커 매출을 올려주는 방식이 논의된 것”이라며 “모임 장소도 전북도가 아닌 행사를 마련한 쪽에서 정해 김 지사를 초대했고, CCTV 설치 위치나 촬영 방식 등을 보면 사전에 기획된 정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2일 “4월 1일 최고위원회의 제명 결의는 본안 판결 전까지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 심문은 오는 7일 열린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던 김 지사의 갑작스러운 제명으로, 지난 4일 민주당 전북지사 당내 경선 후보로 안호영(완주·진안·무주)·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의원만 등록했다. 본경선은 8~10일이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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