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동포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BTS의 그 노래

조준희 2026. 4. 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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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국 방문을 위해 오른 비행기 안은 예전과 달리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은 3월 21일 광화문에서 열린 BTS의 컴백 공연 'BTS The Comeback Live: ARIRANG'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팬들이었다.

나의 집이자 나의 안식처인 한국적 자부심 속으로 들어가되, 그 문은 언제든 세계를 향해 따뜻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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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배우고 싶어 하는 힙한 문화가 돼... 수많은 예술인들이 일궈낸 결실

[조준희 기자]

 BTS(방탄소년단)가 3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컴백 공연 ‘비티에스 컴백 라이브 : 아리랑’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3월, 한국 방문을 위해 오른 비행기 안은 예전과 달리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은 3월 21일 광화문에서 열린 BTS의 컴백 공연 'BTS The Comeback Live: ARIRANG'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팬들이었다. BTS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던 필자가 우연히 광화문 공연을 접하게 된 것은 생애 첫 콘서트 경험이자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였다.

공연 이후 유튜브를 통해 그들의 음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빠른 랩 가사가 귀에 쉽게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유독 마음을 울린 곡이 바로 'Aliens'였다. 서구 사회에서 여전히 '이방인(Aliens)'으로 분류되곤 하는 국외 동포에게 이 노래가 던지는 메시지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신발을 벗어놔", "김구 선생님, 어떠신가요"라는 당당한 가사는 큰 울림을 주었다. 과거 '동방의 작은 나라'로만 인식되던 한국이 음악과 영상이라는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한국인으로서 깊은 자부심을 느꼈다. 1947년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에서 간절히 염원했던 그 '높은 문화의 힘'을 RM의 가사로 다시 만났을 때, 영어가 아닌 우리말로 전 세계를 압도하는 모습에서 오는 쾌감은 필자만의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김치 냄새를 숨기던 이방인, 문화를 공유하는 주역으로

변화는 가사 속에만 있지 않았다. 과거에는 한식을 먹고 나면 혹여 냄새가 날까 봐 샤워와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출근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새 호주 동료들이 먼저 김치를 갖다 줄 수 없느냐고 주문하기 시작했다. 빨갛게 양념이 된 삼겹살 도시락 주위로 동료들이 모여들고, 함께 한국 식당을 방문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If you wanna hit my house, 신발은 벗어놔"라는 가사처럼, 과거엔 '낯선 관습'으로 치부되던 우리의 주거 문화와 예절이 이제는 세계인이 배우고 싶어 하는 '힙(Hip)한 문화'가 되었다. 이는 BTS뿐만 아니라 K-드라마, K-푸드 등 한국의 미를 알리기 위해 정진해 온 수많은 예술인과 우리 조상들의 '빨리빨리' 정신이 일궈낸 결실이다.

호주에서 오랜 세월 거주하며 느꼈던 '이방인'으로서의 소외감은 이제 '자부심'으로 치환되고 있다. 멜버른 거리에는 코리아타운이 생기고 여기저기 한글 간판이 보인다. 현지인들이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다가오는 모습에서 우리 문화를 향한 존중과 따스함을 느낀다. 한국 전쟁 이후 빈곤했던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긴 세월을 몸소 겪어온 우리 세대에게, 지금 목도하는 이 현상은 위대한 역사적 전환점이다.

그러나 우리가 누리는 이 자부심은 단순히 유명 가수의 성공에 편승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김구 선생이 갈망했던 '높은 문화의 힘'은 타인을 굴복시키는 힘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행복해지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는 힘이다. 가사 속의 "해는 동쪽에서 Risin'"이라는 구절이 선포하듯, 한국 문화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이 빛이 사그라지지 않게 하는 것은 이제 국외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의 몫이기도 하다.

비록 몸은 타국에 있지만, BTS가 노래하는 문화강국의 일원으로서 우리 각자가 한국의 '얼'과 '예의'를 체득한 민간 외교관이 되어야 한다. 그 밑바닥에는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이라는 단단한 자존감과 타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오늘도 필자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며 다짐한다. 나의 집이자 나의 안식처인 한국적 자부심 속으로 들어가되, 그 문은 언제든 세계를 향해 따뜻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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