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 회복에 이만한 게 없지" 요맘때 먹는 삼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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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갑남 기자]
이웃집 할아버지는 인심이 후하십니다.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는 사이, 오늘은 할아버지가 밭이랑으로 고르고 있는 나를 급히 부르십니다.
"그거 눈개승마 아녀요? 작년에도 주셨는데 벌써 이렇게 자랐네요."
"그랬던가? 맛을 알겠구먼! 얼마 안 되지만 맛이나 좀 보라고. 요맘때 먹는 봄나물이야!"
"귀한 것인데 두고 드시지 않고요?"
"녀석들 또 며칠 있으면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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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아버지네 텃밭 반그늘에서 눈을 뚫고 올라온 생명력이 참 대견합니다. |
| ⓒ 전갑남 |
"이게 봄나물로 최고지!" 할아버지의 귀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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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집에서 건네주신 눈개승마 한 주먹에 마음까지 싱싱해집니다. |
| ⓒ 전갑남 |
주방 가득 고소한 냄새, 아내의 '후딱' 손맛
신선한 나물 무침 반찬으로 점심을 때우면 딱 좋을 듯싶어 현관문을 열고 아내를 불렀습니다.
"여보, 여보! 이거 뭔 줄 알아?"
"그게 뭔데, 그렇게 호들갑이실까!"
심드렁하게 대답하며 다가오던 아내 눈이 이내 동그래집니다. 나물을 건네받아 향을 맡아보더니 금방 귀한 나물을 알아봅니다.
"어머, 이거 눈개승마 아니에요? 할아버지가 또 챙겨주셨나 보네. 인삼, 두릅, 그리고 고기 맛까지 세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귀한 봄나물인데... 나른한 봄에 이만한 나물이 없는데, 정말 고마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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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개승마는 2분 정도 데쳐야 질기지 않고 달큰합니다. |
| ⓒ 전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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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돤장, 고추장과 매실청 등으로 만든 양념이 초록 잎 사이사이에 스며듭니다. |
| ⓒ 전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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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에 톡 떨어뜨린 참기름 한 방울이 봄의 풍미를 완성합니다. |
| ⓒ 전갑남 |
"이거 한 입 먹어봐요. 간이 좀 맞나?"
"어디... 음, 딱인데! 삼삼하고 좋아. 밥 비빌 때 고추장도 넣을 거니까 이 정도면 괜찮아."
식탁 위에 오른 것은 소박한 나물 한 접시였지만, 그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참으로 신선한 맛입니다.
쌉쌀해도 끝맛은 달큰한 '인생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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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 달걀프라이 얹어 비벼내니 열 보약 부럽지 않은 성찬입니다. |
| ⓒ 전갑남 |
맛나게 비빔밥을 먹는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아내가 한 마디 거듭니다.
"우리 밭 머위나물은 아직은 자잘한데, 나중에 좀 크면 맛나게 무쳐 할아버지 대접하자구. 눈개승마 덕분에 오늘 제대로 봄을 먹네요."
할아버지의 넉넉한 인심과 아내의 정갈한 손맛, 그리고 오가는 정이 버무려진 한 그릇. 이웃집에서 전해진 나물 한 주먹 덕분에, 우리 집 식탁에는 오늘 건강하고 눈부신 봄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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