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없이 박상용 난타한 국조특위, 국힘 반격 기회 노린다

여성국, 박준규 2026. 4. 6.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마침내 윤석열 정권 수뇌부가 기획하고 국정원과 검찰이 실행한 조작 기소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이뤄진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첫 기관보고에서 검찰의 허위 진술 유도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는 것인데, 야권은 해당 증거들의 신빙성과 법적 효력을 문제삼으며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재판의 공소 취소를 압박하기 위한 노골적인 방탄정치”(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에서 특위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화영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지난 2일부터 공개한 이른바 ‘박상용 녹취록’이 허위 진술 유도의 결정적 증거라고 내세운다. 박 검사와 국민의힘이 “짜깁기하지 않은 녹취록 전체 공개”를 요구 중이지만, 특위 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윤석열을 비롯한 정치 검찰의 조작 설계 실행 사냥이 온 세상 만천하에 드러나게 돼 다행”이라며 “특히 박상용 검사가 증인 선서를 거부한 것은 ‘위증할 결심’을 갖고 나왔다는 것”이라고 공세했다.

민주당 국조특위는 또 현 정부가 임명한 이종석 국정원장의 증언 역시 과거 대북송금 사건의 조작을 입증하는 단서라고 보고 있다. 이 원장이 3일 특위에서 “국정원 감찰 부서장에 현직 부장검사가 기용된 이후 수원지검에 대한 지원을 주도한 사실이 확인됐다” 등의 증언을 했는데, 수사 당시 국정원 감찰 부서장이던 유도윤 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조작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서 의원은 이와 관련해 “박상용이 위에 다 보고된 내용들이라고 이야기한다”며 “그 위엔 누가 있었을까 우리가 한 번 더 살펴보겠다. 법무부 장관 한동훈, 그 위에는 대통령 윤석열까지 간다”고 말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조작기소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문제는 여권에서도 해당 녹취와 증언이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인지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 청주시장 예비후보 자격으로 녹취를 공개한 서민석 변호사에 대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충청 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율 열세 후보인 서 변호사가 갑자기 없던 녹취록을 들고 나온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잖다”며 “상대 후보들은 음모론이라고도 한다”고 전했다. 이 원장의 증언을 두고도 법조계에서는 “수사 당시 국정원장도 아닌, 현 정부의 국정원장이 보고 주체를 명기하지 않는 국정원 보고서를 근거로 조작을 단정하는 것은 무리”(형사 전문 변호사)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공소 취소를 위한 국정조사”라며 민주당이 아닌 이 대통령에 공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매일신문 유튜브에 나와 “국정 조사에 (전·현직 검사 등이) 나와 증언하면 그 진술을 어떻게든 엮어서 2차 특검에 보내고, 특검이 그걸 어떻게든 엮어서 기소해 (이 대통령을) 공소 취소하려 한다”며 “청와대와 민주당, 2차 특검이라는 검은 삼각 편대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작기소 국조특위 소속 국민의힘 김형동 간사 등 의원들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서영교 위원장의 독단적인 국조 운영에 반대하면서 퇴장했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곽규택, 윤상현, 김 간사, 박형수, 이상휘 의원.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야권 일각에서는 아예 이번 국조를 반격의 기회로 삼자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국조특위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이번 국조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을 잘 몰랐던 국민들까지 다시 한번 사안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국조를 이대로 계속해야 한다면 지금은 박상용 검사 편이 되어줄 때”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특위 증인 채택 후 하루 5~6건 이상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며 민주당 논리를 실시간으로 반박해 주목받았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박 검사를 “살아있는 권력의 제단 앞에 선 검사”라고 평가한 장외 논객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래도 민주당 국조특위는 당분간 전·현직 검사를 상대로 한 파상 공세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증인 선서를 거부한 박 검사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오는 7일 엄희준 수원고검 검사와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를 대장동 사건 증인으로 부를 방침이다. 검사 출신인 이시원 전 비서관도 오는 9일 서해피격 사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여성국·박준규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